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日마스카와 교수 별세…평화운동 헌신
송고시간2021-07-30 10:45
헌법 9조 수호 모임 앞장…과학연구 군사적 활용에 우려 표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소립자에 관한 이론적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 일본 교토(京都)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81세.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상악(위턱) 잇몸에 생긴 암으로 교토시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장례는 가족들만 모인 가운데 치러졌다.
고인은 교토대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1973년 이론물리학자인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77)와 함께 모든 물질의 형태를 만드는 근본이 되는 소립자 '쿼크'(quark)에 관한 연구 결과를 담은 '고바야시·마스카와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이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계 미국인 학자인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1921∼2015)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와 함께 2008년 3인 공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고바야시·마스카와 이론은 소립자 세계에서 입자와 반입자의 움직임에 차이를 만드는 이른바 'CP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쿼크가 아직 3가지 종류밖에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대칭성 파괴가 발생하려면 쿼크가 6종류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 이론을 통해 설명했다.
쿼크는 1970년대에 4번째와 5번째 종류가 발견됐고 1990년대에 마지막 한 종이 발견되면서 실제로 6종이 있다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됐다.
고인은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출신이며 1980년부터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로 활동하다 1997년부터 6년간 소장으로 이 연구소를 이끌었다. 2003년부터는 교토산업대 교수로 후진 양성에 매진했다.
1995년에 아사히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문화공로자로 인정받았으며 2008년에 문화훈장을 받았다.
2차 대전 중 공습을 경험하기도 했던 마스카와는 반전(反戰)을 호소했다.
그는 전쟁포기, 전력보유·교전권 불인정을 규정한 일본 헌법 9조를 지키자고 호소하는 학자들의 단체인 '9조 과학자의 모임' 결성에도 앞장섰다.
노년에는 과학의 연구 성과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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