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일전 승리에 코트로 뛰어든 라바리니…'원팀' 완전히 뭉쳤다

최인영 기자 기자 페이지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일본을 꺾고 2020 도쿄올림픽 8강을 확정한 순간, 선수들은 코트에 큰 원을 그려 서로 부둥켜안고 발을 구르며 환호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그 원에 뛰어들었다.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쁨을 만끽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4차전에서 일본과 팽팽한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5세트 12-14에 몰린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내리 3점을 올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일전'이었고, 8강 티켓도 따냈기에 기쁨이 더 컸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박정아는 "감독님이 코트 세리머니에 들어오신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기분이 많이 좋으셨나 보다"라며 라바리니 감독이 그 어떤 경기보다 더 기뻐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주장 김연경은 "마지막에 역전승했는데, 결국 팀워크였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도 한국에 '원 팀'으로 완전히 녹아들었다.

2019년 1월 여자배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2년 6개월여 동안 한국 선수, 한국 팀을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한일전의 중요성은 라바리니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일본전은 정말 힘들다. 세상에서 유일한 한일전이다"라며 "이번 경기에서는 전략보다 정신적인 준비가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일본전을 앞두고 김연경에게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일본전은 감정에 휩쓸리는 경기가 많아서 짜증 나는 느낌이 많이 난다"며 "마인트컨트롤을 안 하면 어렵기 때문에 감독님도 그런 점을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대해 간절함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라바리니 감독은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못 알아듣지만, 선수들은 자매들 같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며 한국 대표팀의 팀워크를 칭찬했다.

김연경에 대한 무한한 신뢰도 드러냈다.

김연경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면서 "우리의 주장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이 주장으로 있고,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왔다"며 "김연경이 있어서 자부심도 있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abb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8/01 09: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