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적시타 이정후 "김현수 선배가 계속 포기하지 말라고…"[올림픽]
송고시간2021-08-01 23:20
"김현수 선배 말에 힘 얻어 적시타…지금 분위기 이어갈 것"
"나도 2세 체육인…여서정·윤지수처럼 메달 따겠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야구대표팀의 기둥 김현수(LG 트윈스)는 끝내기 안타만 기록한 게 아니었다.
대표팀 외야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웠다.
야구대표팀 주전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 공화국과 조 2위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4-3 역전승을 거둔 뒤 취재진과 만나 "김현수 형이 경기 중에 계속 선수들을 불러 모아서 '점수 차는 벌어졌지만, 기회는 온다'며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수 형 말대로 모든 선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게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신기하게도 (김)현수 형이 모은 외야수 세 명(김현수, 박해민, 이정후)이 9회에 적시타를 쳤다"며 "오늘 분위기를 내일 이스라엘전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으로 패색이 짙은 9회말에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대타 최주환(SSG 랜더스)이 상대 팀 마무리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기록해 기회를 잡은 뒤 대주자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도루로 무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박해민(삼성라이온즈)의 좌중간 적시타로 2-3까지 따라붙은 뒤 계속된 1사 2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좌익선상 적시 동점 2루타를 터뜨렸다.
한국은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진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서 김현수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짜릿한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끝냈다.
이정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선배들의 경기 모습을 보고 꿈을 키웠다"며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는 어린이들이 나처럼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한국 야구의 레전드인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로 유명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윤학길 전 롯데 2군 감독의 차녀인 윤지수(펜싱),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교수의 딸인 여서정(체조·이상 동메달) 등 2세 체육인이 메달을 획득하며 '2세 돌풍'을 일으켰다.
이정후는 '윤지수, 여서정처럼 메달을 따고 싶지 않나'라는 말에 "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버지가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해주셨다"라며 "야구대표팀엔 워낙 훌륭한 선배들이 많아서 부담되지 않는다. 아버지 말씀대로 즐기면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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