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風 기습 상륙에 빨라진 野대권시계…崔·洪·劉 당심 속도전
송고시간2021-08-02 12:26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격적인 국민의힘 입당을 계기로 국민의힘의 대권시계가 더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기존 주자들은 "우리 갈 길 간다"며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윤풍'(윤석열 바람)의 기습 상륙이 올 파괴력에 촉각을 세우며 존재감 키우기에 더 적극 나설 태세이다.
윤풍은 여론조사에서부터 감지됐다.
PNR리서치가 입당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5.5%를 기록, 여야 전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서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도 6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지난달 26∼30일 실시한 조사로, 제한적이나마 윤 전 총장 입당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선 최소한의 '이름값'을 했다는 안도감이 새어 나왔다.
최근 며칠간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주자·정당 지지율의 동반 상승 흐름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주자로서 정당성과 경쟁력을 확인받은 셈"이라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해석이다.
캠프는 이날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정권교체 해낼 사람 누구입니까? 윤석열과 함께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여름 휴가철 등 이유로 호흡을 고르고 있던 다른 주자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자 특장점을 살려 '대권주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면서, 동시에 당심과 접점도 극대화하는 전략을 치밀하게 짜고 있다.
갓 입당한 윤 전 총장이 아직은 당내 지지기반이 불안정하고 정책 비전 등 본인만의 색깔이 불분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틈을 노려 윤 전 총장의 초반 기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공을 들이는 눈치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예비역 군 장성들과 간담회를 한다.
캠프 오픈하우스 이후 갖는 첫 외부인 초청 행사에서 안보 의제를 택한 것은 보수진영 주자로서의 대표성과 '군 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동시 부각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여겨진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일제히 영남으로 향했다. 당내 지지기반과 정치적 경륜이 무기인 이들은 텃밭 행보를 통해 내실화를 시도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오는 7일까지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뒤 이르면 오는 17일부터 전국 순회 일정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유 전 의원은 오는 8∼10일 부산·울산·경남을 돌며 지역 청년들과 스킨십에 나선다. 대학생 당원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간담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재명 저격수'로 자세를 고쳐잡는 태세다. 전날 지사직을 사퇴하며 정치인으로서 기본 양심과 공직 윤리를 강조했던 그는 이날 SNS에서 "도지사와 선거운동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는 모양"이라고 이 지사를 저격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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