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벤트 또 패싱 논란…'군기잡기'에 尹 2차 보복?
송고시간2021-08-04 11:45
이준석 마련한 경선흥행 이벤트 반쪽 전락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국민의힘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4일 이준석 대표가 마련한 경선후보 이벤트에 일제히 불참했다.
이날 오후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진행된 봉사활동에는 김태호 안상수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후보(이름순) 등 후보 8명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 외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불참해 반쪽짜리가 됐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된 출마선언 준비 때문에 행사에 직접 오지 못하고 부인 이소연 씨가 대신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권성동 의원의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 방문과 인재 영입 관련 비공개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도 다른 일정을 불참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이들 주자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대중 인지도가 있는 중량급 주자들로서는 10명이 넘는 주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보다는 각자의 전략에 맞는 개인 일정을 통해 캠페인 효율을 극대화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를 낸다.
이날 행사에 불참한 한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들의 각자 일정도 경쟁력의 한 부분인데 왜 자꾸 당이 일정을 통제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주일 전에도 경선후보 간담회를 열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재주는 후보가 부리고 스포트라이트는 지도부가 누리나"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주목을 받기 위해 이런 행사를 자꾸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경선 일정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 대표와 주자들이 벌써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의 경우 자신의 전격 입당을 두고 이 대표 측이 입당 압박에 대한 반격이라며 불만을 표출한 뒤 '군기잡기'에 나서자 이에 2차 보복을 가한 것이라는 시선이 일각에서 나온다.
윤 전 총장 측은 "그런 확대 해석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개별 캠프가 변별력 있게 캠페인을 벌이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모든 후보가 조명받을 받을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은 지도부의 의무"라고 말했다.
'자기정치 아니냐'라는 일부 후보 진영의 불만에 대해서도 "지금 국민의힘이 이미지가 개선되고 전당대회 이후 당원이 8만명 가량 늘어난 것은 이 대표 영향이 있는 것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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