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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아픈 티 안 내는 사기꾼" 주치의가 말하는 '배구 여제'[올림픽]

송고시간2021-08-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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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끈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남모를 아픔과 투혼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김연경의 주치의로 알려진 김진구 명지병원장은 지난 4일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8강에서 터키와 명승부 끝에 3-2로 승리한 뒤 4강 진출의 주역인 김연경을 15년간 지켜본 소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 원장은 "김연경은 힘든 티, 아픈 티를 한 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라며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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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야호! 4강이다!'
[올림픽] '야호! 4강이다!'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왼쪽) 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1.8.4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끈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남모를 아픔과 투혼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김연경의 주치의로 알려진 김진구 명지병원장은 지난 4일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8강에서 터키와 명승부 끝에 3-2로 승리한 뒤 4강 진출의 주역인 김연경을 15년간 지켜본 소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 원장은 "김연경은 힘든 티, 아픈 티를 한 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라며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이어 "김연경을 처음 진료실에서 본건 15년 전 18세의 나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 연봉 5천만원의 새내기였는데 점프·착지를 할 때마다 아파서 뛰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김 원장은 "약도 처방해주고, 강력한 소견서도 써주어 휴식을 취하게 조치했다. 중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하기를 권장했다"며 "그런데 며칠 후 TV를 보니 소리를 질러가며 멀쩡하게 뛰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뛰는 게 아니라 그 선수 하나 때문에 인기도 없던 여자 배구가 인기 스포츠로 올라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김연경이 2008년 수술할 당시에도 다치고도 시즌 경기를 다 소화하고 국가대표 소집 강행군을 이어갔다는 내용도 전했다.

하지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김연경은 우측 무릎 관절 안 안쪽 연골이 파열된 상태였다.

김 원장은 "그 큰 키에 수비 동작 때마다 무릎을 급격히 구부리니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수술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연경은 혼잣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정말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했다"며 "그 후로 난 그녀가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김연경이 며칠 입원한 덕에 여자 배구 선수들을 다 본 것 같고 그 후로 난 여자 배구의 팬이 됐다"고 했다.

'식빵'은 김연경이 코트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내뱉는 욕설을 순화한 표현이다. 어느새 김연경을 상징하는 별명이 됐다.

김 원장은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고 전하며 함께 뛰는 선수들 이름을 하나씩 적고 글을 마쳤다.

김 원장은 이후 환자의 예민한 개인 정보를 공개했다거나 유명 선수를 거명하며 홍보 낚시에 해당하는 글이라는 일부 팬들의 지적을 받고 해당 글을 내렸다.

그는 "진단명 외에 세세한 진료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기에 의료인으로서 윤리적인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홍보 낚시성 글이라는 지적에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더욱 자중하겠다면서도 "내가 함께 겪었던 수천명의 선수 중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목표에 정당한 도전을 했던 선수들의 몇몇 미담은 선수들과 함께 기록하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c1xDGEdzz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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