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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모더나 항의' 정부 대표단 골프채 가져갔나

송고시간2021-08-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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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모더나 본사에 다녀온 정부 대표단이 출장길에 골프채를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등 대표단이 13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뉴스 화면을 근거로 "뉴스 영상에 골프백이 딱 걸렸다"고 주장하는 글이 여러 건 게시됐다.

이 수레에는 골프채 세트를 넣는 가방처럼 보이는 짐도 있는데, 이를 두고 '대표단이 골프채를 가져갔다'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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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화면 속 골프백처럼 보여" 온라인 커뮤니티서 주장 제기

다른 승객 짐일 가능성 커…보건복지부 "1박3일 일정 빠듯"

'정부 대표단이 미국 출장에 골프채를?'
'정부 대표단이 미국 출장에 골프채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부 대표단이 골프채를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근거로 제시한 뉴스 화면. 노란색 원 안에 있는 짐이 골프 가방이라는 추측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모더나 본사에 다녀온 정부 대표단이 출장길에 골프채를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등 대표단이 13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뉴스 화면을 근거로 "뉴스 영상에 골프백이 딱 걸렸다"고 주장하는 글이 여러 건 게시됐다.

이 화면을 보면 한 남성이 대표단 앞에서 여행용 가방 여러 개가 실린 수하물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수레에는 골프채 세트를 넣는 가방처럼 보이는 짐도 있는데, 이를 두고 '대표단이 골프채를 가져갔다'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골프백의 상표까지 추정해냈다.

모더나 본사 협상 위해 출국하는 정부 대표단
모더나 본사 협상 위해 출국하는 정부 대표단

(영종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이 모더나 본사 백신 판매 책임자들과 협상하기 위해 지난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1.8.13 ondol@yna.co.kr

◇ 골프백 추정 가방, 다른 승객 짐일 가능성 커…우연히 동선 겹친 듯

13일 출국한 보건복지부 대표단은 강 차관과 이선주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총괄팀장, 통역 담당 편집자 등 총 3명이다.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현지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려고 보건복지부 대표단보다 하루 먼저 출국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대표단 3명은 모두 배낭을 멘 단출한 차림이다. 이 팀장만 손에 노트북 가방을 하나 더 들고 있다.

이 팀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만 짐을 1개 부쳤는데, 기내 반입이 되지 않는 크기의 캐리어로 자료집, 책자, 연필, 스테이플러 등 회의에 필요한 공용물품이 들어 있었다"며 "1박 3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일행 모두 최소한으로 짐을 챙겼다"고 말했다.

따로 출국한 류 비서관 역시 "화물로 부친 짐은 없었고,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캐리어 하나만 가져갔다"고 해명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문제가 된 수레에 쌓인 큰 여행용 가방들은 대표단과는 무관하고, 이 금색 수레를 끌고 가는 남성이 대표단과 동선이 잠시 겹치면서 방송 카메라에 잡힌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전후를 보면 이 남성이 3초가량 화면에 나왔다가 이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수레와 함께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화면에 나오는 금색 수레는 1등석 승객에게 개별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보이며, 대표단 출국 당일 공사에서 VIP 승객에 대한 수하물 대리 수속과 같은 의전은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레 끄는 남성은 대표단 과 무관한 행인
수레 끄는 남성은 대표단 과 무관한 행인

수하물 수레를 끌고 가는 남성이 대표단과 동선이 잠깐 겹치면서 화면 속에 등장했다가 이내 사라지는 모습. [출처: SBS 뉴스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1박 3일 출장일정…현지 체류시간 24시간으로 '빠듯'

대표단의 미국 출장 일정을 고려해봐도 틈을 내 미국에서 골프를 쳤을 가능성은 작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강 차관 일행은 13일 오전 9시 30분 인천공항에서 직항편으로 출국, 미국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전 10시 30분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인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본사로 이동해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다.

협상을 마치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 늦게까지 그 결과를 정리했다고 한다.

일행은 이튿날인 14일 아침 일찍 다시 공항으로 이동해 오전 10시 25분 비행기로 보스턴에서 뉴욕까지 이동한 뒤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 5시간 2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보스턴 공항에 도착해 다시 이륙하기까지 체류 시간이 24시간 정도에 불과해 이동, 협상, 내용 정리, 식사, 취침만으로도 빠듯한 일정이었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회의하고 회의 자료 정리만으로도 바빴다"며 "잠시 산책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하루 먼저 출국한 류 비서관도 12일 오후 3시께 현지에 도착해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과 줄곧 회의했고, 이튿날부터는 보건복지부 대표단과 함께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만에 하나 대표단이 출장지 보스턴에서 골프채를 빌릴 수 있었다고 해도 체류시간이 24시간 정도였던 출장 일정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공직자가 골프를 치기는 어려웠을 보인다.

강도태 2차관, 모더나와의 추가 협의는?
강도태 2차관, 모더나와의 추가 협의는?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백신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했던 미국 모더나사와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8.17 kjhpress@yna.co.kr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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