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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암 사망률 1위' 폐암, 자각증상 땐 치료 늦는다

송고시간2021-08-2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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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부동의 '사망률 1위' 암이다.

2019년 통계치로 보면, 전체 암 사망자(8만1천203명)의 22.9%(1만8천574명)가 폐암이 원인이었다.

폐암은 평소 생활 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인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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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80%는 직간접 흡연 탓…하루 한갑 이상 흡연 54∼74세, 폐암검진 필수

방사선치료·면역항암제로 치료성과 향상…금연이 최선의 예방책

'암 사망 1위' 폐암, 치명적인데도 유독 늦게 발견되는 이유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Zhza6qwawXg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부동의 '사망률 1위' 암이다. 2019년 통계치로 보면, 전체 암 사망자(8만1천203명)의 22.9%(1만8천574명)가 폐암이 원인이었다.

폐암은 평소 생활 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인 암이다. 그중에서도 흡연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크다. 또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이 급격히 올라가는 특징도 있다.

폐는 감각신경이 없어 결핵이나 감염 등으로 많이 손상돼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폐암 초기도 마찬가지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이 있더라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도 무증상인 상태에서 시작해야 결과가 좋다.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현재 정부는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 54∼74세 남녀 중 하루에 1갑 이상의 담배를 30년 넘게 피운 이들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국가폐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에도 폐암 검진은 저조하다. 국가암검진에서 폐암 수검률은 36.6%(2020년)로 모든 암을 통틀어 가장 낮다. 폐암 검진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연합뉴스와 서울대암병원이 공동으로 폐암의 진단과 치료, 예방법을 집중 조명해봤다.

이번 인터뷰에는 서울대암병원 소속 김영태 외과 교수(폐암센터장), 우홍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김동완 종양내과 교수, 박영식 호흡기내과 교수가 참여했다.

관련 내용은 연합뉴스 유튜브(통통TV) '김길원의 헬스노트'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다음은 주요 문답.

왼쪽부터 서울대암병원 소속 박영식 호흡기내과 교수, 김영태 외과 교수(폐암센터장), 김동완 종양내과 교수, 우홍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김길원의 헬스노트]

왼쪽부터 서울대암병원 소속 박영식 호흡기내과 교수, 김영태 외과 교수(폐암센터장), 김동완 종양내과 교수, 우홍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김길원의 헬스노트]

-- 폐암은 왜 생기나.

▲ (박영식) 폐암의 위험 요인 10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첫 번째는 흡연이다. 그리고 두 번째도 흡연이고 세 번째도 흡연이다. 그렇게 일곱 번째까지 담배를 피우는 게 원인이라고 본다. 그다음 여덟 번째 원인은 간접흡연이다. 이 말은 직접흡연과 간접흡연이 폐암의 원인 중 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 그럼 나머지 20%의 원인은 어떤 것인가.

▲ (박영식) 석면, 라돈 등의 유해물질 노출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도 폐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석면이나 디젤 배기가스 등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1.4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그렇다면, 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키는 건가.

▲ (박영식)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여러 발암물질이 폐로 들어가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견줘 폐암 발생위험이 15∼30배 정도 높다고 나와 있다. 이런 수치는 단일 암 위험요인으로는 굉장히 높은 것이다.

▲ (김영태) 흡연을 하면 특별한 유전자 변이가 생긴다. 이런 유전자 변이는 마구잡이로 생겨나고,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한마디로 흡연은 (폐암에 있어) 독가스나 마찬가지다. 특히 폐암 중에서도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수술했던 남성 환자의 경우 거의 100%가 담배를 피운 것으로 기억한다.

▲ (우홍균) 폐암과 같은 흡연의 위해성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나라에서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 흡연이 폐암의 원인 중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김영태)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들을 보면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흡연자와 같은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가 꽤 있다.

▲ (박영식)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간접흡연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각종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간접흡연에 노출돼도 폐암 발생 위험이 20∼3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돼 있다. 이 밖에도 요리 과정 중 유해가스나 미세먼지 노출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 폐암을 조기에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이 있나.

▲ (박영식) 없다고 보면 된다. 그 이유는 호흡기라는 폐의 특성상 너무나 많은 호흡기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기침을 생각해보자. 폐암에 걸리면 기침이 나올 수 있지만, 기침이 있다고 해서 폐암을 먼저 의심하는 건 순서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폐라는 장기가 기본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암의 크기가 아주 크고, 웬만큼 침범하지 않는 이상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숨이 찬 증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좀 더 높다.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 폐암의 진단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 (박영식) 보통은 건강검진을 하다가, 또는 우연히 어디가 부러져서 수술하려고 검사를 했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의 경우 X-선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하게 된다. CT에서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일단은 조직 검사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병변이 암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조직 검사를 생략할 수도 있다.

-- 조기에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 (박영식) 주기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국가폐암검진사업은 54∼74세 남녀 중 하루에 1갑 이상의 담배를 30년 넘게 피운 사람이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저선량흉부CT를 권고한다.

-- 폐암 검진을 위해 CT를 자주 찍게 되면 또 다른 위해성이 있는 것 아닌가.

▲ (우홍균) 폐암의 원인 중 하나가 라돈이라고 얘기했는데, 이 라돈은 CT 촬영에 필요한 방사성동위원소다. 이런 전리방사선이 암을 유발한다는 건 이미 입증이 돼 있는 사실이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1만명 중 1명 정도가 걸릴 암이 1만명 중 2명 정도의 확률로 증가한다고 돼 있다. 다만, 요즘 폐암 진단에 사용하는 저선량CT는 기존 CT보다 방사선 노출량을 10분의 1 정도로 줄였기 때문에 이득이 손해보다 훨씬 크다는 게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으로 저선량흉부CT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폐암의 종류 [김길원의 헬스노트]

폐암의 종류 [김길원의 헬스노트]

-- 조기(1기와 2기) 폐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어떻게 치료하나.

▲ (김영태) 환자가 수술을 견딜 수 있다면 대개는 수술을 권유한다. 1기에는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고, 2기인 경우에는 수술 후 항암 치료를 택하게 된다. 현재 수술이 가능한 폐암이 전체의 35∼40% 정도이기 때문에 폐암으로 진단돼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면 그나마 운이 좋다고 봐야 한다. 콩팥이 하나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처럼, 폐도 절반 이상 잘라내도 살 수 있다. 병변이 아주 작은 '초초기' 상태에서는 분절 절제술이나 쐐기 절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 건강검진에서 '간유리 결절'을 진단받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 (박영식) 간유리 결절은 흉부CT 검사에서 폐 꽈리에 뿌옇게 유리를 갈아서 뿌린 것 같은 음영 덩어리가 국소적으로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내부가 흐리고 뿌연 게 특징인데, CT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게 대부분이다. 이런 간유리 결절이 폐암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거의 10년 정도까지 추적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관찰 기간에 고형 부분이 커진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 진행성 폐암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어떤 치료가 가능한가.

▲ (김동완) 진행성 폐암은 3기암과 4기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3기암이라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검토해볼 수 있다.

▲ (우홍균) 3기암은 암세포가 폐와 임파절에 국한한 경우로, 주로 방사선치료를 많이 하는 편이다. 방사선치료가 많이 시도되는 3기 A 병기에서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함께 했을 때 5년 생존율이 25% 정도 된다. 다만, 4기암은 폐를 벗어났거나, 폐에서도 양쪽에 모두 암세포가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를 말하는데, 이때는 방사선 치료가 주가 되지는 않는다.

-- 요즘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

▲ (김동완) 전체 폐암 환자의 60% 정도가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이 되고, 나머지 40%는 표적항암제가 적용된다. 그동안에는 이 환자들에게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서 부작용이 큰 세포독성 항암제만 주로 적용했는데 최근에 면역항암제가 이런 분들한테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져서 치료 성과가 훨씬 좋아졌다.

--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너무 비싸 환자 부담이 크지 않은가.

▲ (김동완) 우리나라에서 폐암의 2차 치료제로는 보험이 적용된다. 처음에 세포독성 항암제를 쓰고 두 번째 치료에 면역항암제를 쓸 때는 국가에서 보험 적용을 해 주기 때문에 본인 부담이 5% 정도다. 그런데 최근에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다 보니 처음부터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제로 쓰는 게 제일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세계적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 폐암 치료 후 식생활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 (박영식) 무엇보다 평소에 드시던 대로 잘 먹는 게 좋다.

▲ (김영태) 개흉수술을 했다면 한 달 반 정도, 흉강경이나 로봇으로 수술을 했다면 약 한 달 정도를 쉬고 나서 평소대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좋다. 이렇게 운동을 계속하면 폐 기능은 떨어져 있어도 본인이 느끼는 숨이 찬 정도는 굉장히 호전된다.

▲ (우홍균) 암 치료 후에는 채식이나 선식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지만, 그보다는 밥, 국, 김치, 고기 등을 골고루 잘 먹는 게 가장 좋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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