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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고용보험료율 2번 인상…안전망 강화에 코로나 겹친 탓

송고시간2021-09-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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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정부가 고용보험료율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급격히 늘어 보험료율 인상으로 수입을 확충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고용노동부가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확정한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에는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현행 1.6%에서 1.8%로 0.2%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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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건전화 방안 확정…월급 300만원 직장인 월보험료 3천원↑

정부 재정 지원도 강화…노동부 "노사정 협약 정신에 부합"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정부가 고용보험료율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급격히 늘어 보험료율 인상으로 수입을 확충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 브리핑하는 박화진 차관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 브리핑하는 박화진 차관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의결한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1.9.1 kimsdoo@yna.co.kr

◇ 월급 300만원인 노동자 월 고용보험료 3천원 인상

고용노동부가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확정한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에는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현행 1.6%에서 1.8%로 0.2%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 계정과 고용안정·직업능력(고안·직능) 계정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실업급여는 실업급여 계정을 통해 지급된다.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는 노동자와 사업주가 반반씩 부담한다. 보험료율 인상분 0.2%포인트도 노동자와 사업주가 0.1%포인트씩 부담하게 된다.

노동자의 월급을 300만원으로 가정하면 고용보험료가 2만4천원(0.8%)에서 2만7천원(0.9%)으로 3천원 증가한다.

인상된 보험료율은 내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올해 말까지 보험료징수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은 2019년 10월 1.3%에서 1.6%로 0.3%포인트 오른 바 있다. 이는 2017년 12월 고용보험위원회 의결에 따른 조치다. 고용보험위 의결을 기준으로 하면 현 정부 들어 보험료율을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올린 셈이다.

보험료율 인상은 고용보험 재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른 대책이다.

고용보험기금은 경기 악화 국면에서는 실업급여 지출 증가와 보험료 수입 감소로 적립금이 줄어들고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재정 수지가 개선돼 적립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1년 4조7천억원으로 떨어진 뒤 계속 늘어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10조3천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해마다 감소했다.

올해 말 예상 적립금은 2011년과 같은 수준인 4조7천억원이다. 빌린 돈인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예수금 7조9천억원을 빼면 3조2천억원 적자가 된다.

현 추세 대로라면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2023년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보험기금이 고갈 위기에 놓인 것은 현 정부 들어 지출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업자의 소득 보장을 위해 2019년 10월 실업급여의 지급 수준을 인상하고 기간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수급자 1인당 평균 수급액은 2018년 611만원에서 지난해 887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자가 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도 2018년 139만명에서 지난해 178만명으로 급증했다.

고안·직능 계정 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영난에도 감원 대신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액은 2018년만 해도 7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조3천억원으로 폭증했다.

정부의 고용 안전망 강화 조치에다 코로나19 위기가 겹쳐 고용보험기금 재정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실업급여 신청 창구
실업급여 신청 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부 일반회계 예산도 1조3천억원 투입…역대 최대 규모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에는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 인상 외에도 지출 효율화와 수입 확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됐다.

우선 노동부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고안·직능 계정의 6개 사업 구조조정으로 내년 지출 1조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 등 코로나19 사태로 지출이 급증한 사업은 경기 회복 등에 따라 축소해 1조6천억원을 감축한다.

직업훈련 사업인 'K-디지털 크레딧' 등 고용보험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일반회계로 이관한다.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수급하는 사람에 대한 급여액을 최대 50% 삭감하는 조치도 연간 752억원(올해 수급자 기준)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수입 확충을 위해서는 일반회계 전입금과 공자기금 예수금을 각각 1조3천억원 투입하는 등 정부 재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일반회계 전입금 규모는 고용보험 제도 사상 최대 규모다.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의 0.2%포인트 인상은 매년 1조5천억원의 수입 확충 효과가 있다는 게 노동부의 추산이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화 방안을 시행하면 내년부터 고용보험기금 재정 수지가 흑자로 전환돼 2025년 적립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8조5천억원을 회복할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 고용 안전망 강화로 부담 증가 불가피…"국민에게 부담 전가" 비판도

노동부는 이날 고용보험기금의 고갈 위기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밝혔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실업자 생계 보장과 고용유지 지원 등 고용보험 본연의 기능을 발휘한 데 따른 것으로, 일각에서 지적하는 '퍼주기' 등 방만한 운영의 결과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 정부 들어 실업급여 지급 수준을 높이는 등 고용 안전망을 강화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게 노동부의 지적이다.

독일과 일본 등 일부 선진국은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이디어 차원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고용 안전망을 계속 강화해나갈 경우 정부와 노사 양측이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게 불가피하다.

정부는 노동자 중심의 현행 고용보험을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취업자로 확대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용보험기금 고갈 위기의 부담을 보험료율 인상으로 국민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노동부는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지난해 7월 노사정 협약의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협약은 '노사정 공동 부담 원칙'에 따라 노사가 보험료율 인상을 받아들이고 정부는 재정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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