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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이 던진 '개천 용' 화두…여야 대표와 '공정' 대담

송고시간2021-09-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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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여야 대표가 14일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사회 화두인 '공정'을 주제로 대담을 벌였다.

샌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에서 '개천 용'의 화두를 던지며 "사다리의 간격 하나하나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일과 노동의 존엄에 집중해 삶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에서는 "가난한 서민의 아들도 좋은 대학을 가게 해줘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대학교육이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본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등 사회적 계층 사다리 문제를 두고 여야 대표 간 온도차가 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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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정수연 기자 = 여야 대표가 14일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사회 화두인 '공정'을 주제로 대담을 벌였다.

샌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에서 '개천 용'의 화두를 던지며 "사다리의 간격 하나하나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일과 노동의 존엄에 집중해 삶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에서는 "가난한 서민의 아들도 좋은 대학을 가게 해줘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대학교육이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본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등 사회적 계층 사다리 문제를 두고 여야 대표 간 온도차가 감지되기도 했다.

여야 대표로부터 "집권 여당으로서 반성한다" 등의 자기반성과 성찰도 오갔다.

◇ 송영길 "신데렐라 몇으로 해결 안돼" vs 이준석 "대학교육이 성공 좌우, 부정적"

송 대표는 "사회적 이동성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 주듯, 삶 전체를 향상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신데렐라처럼 뽑힌 몇 사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빠 찬스'로 로스쿨 가는 등 아버지 지위를 상속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난한 서민의 아들도 좋은 대학을 가고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교육을 두고 "대안으로 제시하기는 위험한 지점이 있다"며 반론을 펼쳤다.

이 대표는 "아주 카르텔화 된 대학교육이 사회적 성공을 좌우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에서의 '용'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칭했다.

다만 이 대표는 "아직도 한국은 강렬하게 교육을 통한 가능성을 믿는 나라"라며 "적어도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정치인에게 각광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와 대담하는 송영길 이준석
샌델 교수와 대담하는 송영길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2021.9.14 [국회사진기자단] zjin@yna.co.kr

◇ 샌델 "사다리 간격 벌어지고 있다…'사회적 이동'만으론 불충분"

여야 대표의 의견을 청취한 샌델 교수는 "고등 교육만으로 사회적 이동성을 확보하거나, 사회적 이동성만으로 불평등에 대처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의 사람이 성공의 사다리를 탈 수 있게 돕는 것보다는 사다리 하나하나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일의 존엄과 노동의 존엄에 집중하며 사람들이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샌델 교수는 "'개천 용이 가능하냐'는 설문이 한국에서 진행됐는데 대다수가 개천 용은 더는 없다고 대답했다"며 "이 대표가 말한 것처럼 젊은 층은 그만큼 좌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엘리트이든 아니든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노동의 존엄성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샌델 교수는 이날 화상으로 대담에 참석했다.

◇ 송영길 "집권 여당으로서 반성", 이준석 "엘리트도 변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이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 대한 여야 대표의 성찰도 이어졌다.

송 대표는 "노동에 대한 존엄, 사회 연대를 강화하는 것을 지향한다"면서도 "저희 집권 여당도 반성하는 게, 무능과 태만·과실로 인해 동기와는 다른 결과를 내는 정책을 잘 못 쓸 수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에 야당이 필요하고 집단 지성이 있어야 한다"며 "동기에 맞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함께 '컨센서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소위 '엘리트'가 항상 사회에서 우위에 있거나 유리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그 예시로 자신의 당 대표 당선을 꼽았다.

이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된 것도 어쩌면 지금까지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강한 저항이었다"고 분석하면서 "엘리트들은 계속 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주하는 사람은 결국 더 크게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델 교수와 대담하는 송영길 이준석
샌델 교수와 대담하는 송영길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2021.9.14 [국회사진기자단] zjin@yna.co.kr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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