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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경찰관 근무시간 중 주차연습도 업무?

송고시간2021-09-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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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경찰관이 근무 시간 중 순찰차로 주차 연습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여성 경찰이 공원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주차 연습을 하는 사진과 함께 "근무 중 주차 연습도 시켜주고 여러분의 세금이 터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 직장에서도 업무와 관련된 교육이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경찰서에서 이뤄지는 주차 연습과 같은 운전 교육이 '세금 낭비'라는 주장의 시비를 가리려면 운전이 경찰의 주요 업무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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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주차 연습 여경' 조롱 게시물 확산

경찰 "운전은 필수 업무로 근무시간에 종종 교육"

암행순찰차 타고 단속 중인 경찰관
암행순찰차 타고 단속 중인 경찰관

※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임성호 기자 = 경찰관이 근무 시간 중 순찰차로 주차 연습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여성 경찰이 공원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주차 연습을 하는 사진과 함께 "근무 중 주차 연습도 시켜주고 여러분의 세금이 터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에는 댓글이 1천개에 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어느 나라 경찰이 나랏돈으로 운전 연습을 하느냐", "어떤 회사가 직원이 주차 못 한다고 외근 나가서 공원에서 주차 연습을 하느냐"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사진 속 경찰관이 공교롭게 여성이라는 점을 공격하는 댓글도 상당수였다.

경찰청 측은 13일 연합뉴스에 "논란이 된 사진이 경찰관이 운전 교육을 하는 장면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운전은 경찰 필수 업무…지구대에선 업무 대부분이 순찰차 운전

일반 직장에서도 업무와 관련된 교육이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경찰서에서 이뤄지는 주차 연습과 같은 운전 교육이 '세금 낭비'라는 주장의 시비를 가리려면 운전이 경찰의 주요 업무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운전은 경찰의 필수 업무다.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사건·사고 현장에 출동하거나 수사를 위해 외근을 할 때 운전이 매우 잦다.

특히 지구대 근무 경찰은 운전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구대에서 12시간 교대 근무를 할 때 통상 8시간 이상 차를 타고 순찰한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보통 2인 1조로 순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하루에 4시간씩 운전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경찰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 요건으로 1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를 요구하는 이유다.

더구나 순찰차에는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칸막이가 있어 일반 차량보다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탓에 면허가 있더라도 순찰차 운전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임 경찰관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는 교육생이 입교하면 반드시 운전 교육을 한다.

이곳에선 범죄 차량 추격, 운전 중 위험 상황 피하기, 차량 이동 중 무전 사용, 순찰차 방송 요령 등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주로 가르친다.

면허시험 수준의 기본적인 운전 능력 확인 뒤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별도로 지도하기도 한다.

4개월의 교육 기간 중 운전 교육은 24시간 정도다.

그러나 교육용 차량 부족으로 3∼4명(최근에는 코로나19로 2명)씩 한 차에 탑승해 교육을 받다 보니 교육생 개개인이 순찰차 운전을 연습할 기회가 충분하지는 않은 편이다.

중앙경찰학교의 운전 교육
중앙경찰학교의 운전 교육

[출처: 중앙경찰학교]

◇경찰 "출동 지장 없다면 근무 시간 중 운전 교육 가능"

이를 고려한다면 경찰관이 근무 시간에 상관에게 필수 업무인 운전 교육을 받거나 연습한 것을 두고 '세금 낭비'라고 단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순찰시 2인 1조로 움직인다고 해도 교대로 운전해야 하고 현장 출동이 잦은 경찰에게 운전은 매우 중요한 업무"라며 "바쁘지 않은 시간에 연습했다고 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긴급출동 등의 상황에 대비해 능숙하게 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운전면허가 있어도 운전이 미숙할 수 있는 만큼 근무시간이라 하더라도 출동에 지장이 없다는 전제하에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인터넷 게시물의 지적과 달리 경찰서에서 이뤄지는 운전 교육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운전이 미숙한 신입 경찰은 성별에 상관없이 상사나 동료에게 운전을 지도받기도 한다.

올해로 경찰 경력 4년 차인 20대 남성 A 순경은 "면허만 있지 운전을 잘 못 하는 남성 경찰도 있어서 순찰하는 시간에 종종 운전 지도를 받는다"며 "보통 2인 1조로 다니는 만큼 사수 선배에게 (운전 지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하는 동안 급한 신고가 없을 때는 짬을 내서 운전 연습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부터 1년 동안 순경으로 근무했던 한 30대 남성도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데 순찰차를 운전할 때마다 빨리, 정확히 가야 해 어려움을 겪어 상사에게 자주 지도받았다"고 말했다.

순찰차 오가는 홍대거리
순찰차 오가는 홍대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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