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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에리트레아·티그라이 병력, 난민 살해·강간 저질러"

송고시간2021-09-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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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라이 내 에리트레아 난민들 양측서 공격받아…"명백한 전쟁범죄"

지난 7월 에티오피아의 UNHCR 사무실 앞에서 시위하는 에리트레아 난민들
지난 7월 에티오피아의 UNHCR 사무실 앞에서 시위하는 에리트레아 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에리트레아 군인들과 티그라이 민병대가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에 있는 에리트레아 난민들을 강간하고 살해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HRW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있는 두 난민캠프에 대한 공격을 상세하게 기술한 보고서를 펴냈다. 티그라이 지역에선 현지 지방정부가 에티오피아 정부와 인접국 에리트레아의 연합군에 대항해 지난해 11월 이후 전투를 벌인 곳이다.

티그라이에는 수만 명의 에리트레아 난민들이 와서 살고 있다. 티그라이는 가난한 산악 지역으로 현지 주민은 약 500만 명이다.

티그라이 주민들은 에리트레아 난민들이 에리트레아 점령군과 같은 국적이라 불신하고 에리트레아인들은 정작 난민들이 조국을 버리고 왔기에 충성심을 의심했다.

래티티아 바데르 HRW '아프리카의 뿔'(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대륙 동쪽 끝 지역) 담당 국장은 "티그라이 내 에리트레아 난민들에 대한 끔찍한 살인과 강간, 약탈은 분명히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이번 HRW 보고서는난민 28명에 대한 인터뷰와 인공위성 사진 등 다른 자료에 기반하고 있다.

15일 에티오피아 북동부 다바트에 구호 식량을 받으러 온 피란민들
15일 에티오피아 북동부 다바트에 구호 식량을 받으러 온 피란민들

[AFP=연합뉴스]

티그라이 사태 전 에티오피아는 약 15만 명의 에리트레아 난민을 수용했다. 이들은 빈곤과 권위주의적 정부를 피해 온 사람들이다.

이번 보고서는 티그라이의 에리트레아 난민 캠프 히차츠와 시멜바 2곳에 초점을 뒀다. 티그라이 분쟁 와중에 양 캠프에 수용된 2만 명 중 7천643명이 아직도 행방불명인 상태라고 HRW는 유엔난민기구(UNHCR)를 인용해 전했다.

에리트레아 군은 지난해 11월 19일 북부 히차츠 타운에 도착해 최소 31명의 주민들을 살해했으며 난민캠프를 약탈하고 점령했다. 한 주민은 HRW에 "집집마다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나흘 후 티그라이 민병대원들이 히차츠 캠프의 에티오피아 정교회 근처 지역을 보복 공격해 난민 9명을 죽이고 17명을 다치게 했다고 HRW는 보고했다. 에리트레아 군도 20여 명의 난민들을 억류했으며 이들은 그 뒤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에리트레아 군은 히차츠 캠프에서 12월초 철수하고 티그라이군이 12월 5일 돌아온 뒤 난민들이 공격을 받아 도주했다. 티그라이 민병대는 에리트레아 난민 수십 명에 대해 수류탄 공격 등을 가해 숨지게 하고 27세와 17살 자매를 함께 성폭행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15일 에티오피아 다바트에서 훈련하는 에티오피아 국방군
15일 에티오피아 다바트에서 훈련하는 에티오피아 국방군

[AFP=연합뉴스]

올해 1월 4일 티그라이 민병대가 이곳에서 물러나고 에리트레아 군은 다시 이 지역에 복귀해 남은 난민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하고 캠프를 파괴했다.

북부 끝에 있는 시멜바 캠프에서 에리트레아 군은 최소한 한 명의 난민을 살해하고 최소 다른 네 명을 성폭행했으며 지역 주민들을 살해했다고 HRW는 전했다.

일부 에리트레아 난민 수백 명은 폭력 사태와 식량난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다른 일부는 티그라이 남부 지역으로 피란 갔으나 이곳 역시 티그라이 반군이 중화기를 설치하고 난민들을 억류해 사실상 인질로 삼고 있다고 에티오피아 난민기구(ARRA)가 비난했다.

한편 최근 티그라이 반군들이 부녀자를 비롯해 최소 125명을 학살한 현장으로 알려진 북부 산악지역 첸나 마을에선 사람들이 곳곳에서 시체 썩는 냄새 때문에 집안에 들어갈 수도 없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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