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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받았던 도움 이상 베푼다" 파주 새터민 여원봉사단

송고시간2021-09-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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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경기 파주시 여원 봉사단은 일반 봉사단체와 달리 구성원들이 모두 여성 북한 이탈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자생 단체다.

백춘숙 여원 봉사단 회장(54)은 "남한에 정착을 위해 도움을 많이 받은 우리가 이제는 지역사회를 위해 나눠주고 베푸는 봉사활동으로 하루하루가 기쁘다"고 말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과 더불어 살아가고, 더 나아가 그들이 이제는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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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정착 지원·홀몸노인 돌봄 등 8년째 봉사활동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처음 도착할 때 도움을 받던 우리가 이제는 남을 도울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경기 파주시 여원 봉사단은 일반 봉사단체와 달리 구성원들이 모두 여성 북한 이탈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자생 단체다.

여원봉사단 환경정화 활동
여원봉사단 환경정화 활동

[여원 봉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춘숙 여원 봉사단 회장(54)은 "남한에 정착을 위해 도움을 많이 받은 우리가 이제는 지역사회를 위해 나눠주고 베푸는 봉사활동으로 하루하루가 기쁘다"고 말했다.

단체명 '여원'은 '탈북 여성들의 사랑, 나눔, 희망자리'라는 의미에서 초창기 이 단체를 지원해준 한 목사가 붙여준 이름이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과 더불어 살아가고, 더 나아가 그들이 이제는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원은 2013년 10월 파주시에서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됐다.

한명 두명이 모인 봉사원은 어느덧 110여 명이 됐다.

여원은 지역사회 홀몸노인들과 파주시로 새로 입주하는 새터민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이들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간다.

봉사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봉사가 이어진 지 올해로 8년째다.

이들은 주로 입주 청소, 후원금 지원 등 새터민들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찬 나눔
반찬 나눔

[여원 봉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터민이라는 공통주제가 있어 고향의 향수를 함께 달래며 자연스럽게 고향의 음식을 나눠 먹는다.

특히 북한에서 혈혈단신으로 내려온 이들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의 정까지 나눈다.

한 회원은 "북한에서 한국으로 온 뒤 정착할 때 여원에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어느덧 돈도 벌고 생활이 안정돼, 그때 받았던 고마움을 두 배로 돌려주기 위해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은 힘들지만, 봉사를 하면서 나보다 힘든 사람을 돕고 그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그 뿌듯함이 이제는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원은 금촌동 주공 3단지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생활필수품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1천100여 가구가 사는 이 단지는 절반 가까이가 홀로 사는 노인들이다.

특히 홀몸노인들을 위한 안부 전화, 병원 진료 도우미 활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또 회원들과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반찬을 만들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등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천 및 도로 환경정화 활동, 장애 시설을 찾아 음식 나눔, 병원 민원안내 도우미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으로 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파주시 산하 푸드뱅크에서 지원받은 생활필수품과 빵 등을 새터민들과 독거노인들에게 나눠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명절에는 단지 내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떡국, 삼계탕 나눔 송편 만들기, 김장 나눔 등을 이어오고 있다.

전체 회원이 110여명이지만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가야 하는 회원들을 뺀 50여 명이 현재도 꾸준히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운영비가 부족할 때는 임원 등 10여 명이 1만원씩 회비를 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재료를 사기도 한다.

다른 봉사단체보다 경제적 상황이 넉넉하지 않아 이들은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가 말벗도 해주고, 안부를 묻는 등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이들의 순수한 봉사 열정에 새터민 입주자들과 독거노인은 연신 감사를 표했다.

또 아직 새터민이라고 하면 약자로 보는 의식이 있지만, 이들은 봉사활동으로 그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여원 봉사원들 사이에서 봉사활동으로 새터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박 회장은 "8년째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갑자기 돌아가실 때가 있다"며 "그런 어르신들을 볼 때면 북측에 두고 온 부모님 생각에 임원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꼭 찾아 유족들에게 작지만 위로금을 드리고 온다"고 말했다.

백춘숙 여원 봉사단 회장
백춘숙 여원 봉사단 회장

[촬영 노승혁]

그는 "봉사활동으로 우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죽는 날까지 항상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와 봉사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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