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험난한 박정희 생가 방문길…"배신자 오지 마"
송고시간2021-09-19 16:04
보수단체 회원·우리공화당 등 격렬 반대…3명 부상
"보수 분열에 송구…욕하는 분들과 화해해서 정권교체"
(구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유승민 배신자", "배신자 오지 마", "반드시 응징하겠다."
19일 오전 11시께부터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은 구호와 거친 욕설이 넘쳐났다.
우리공화당 관계자와 보수단체 회원 등 약 200여 명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생가 방문을 저지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몰려와 진입로를 막아섰다.
유 전 의원이 낮 12시 30분께 생가 입구에 나타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방문을 반대하는 이들과 유 전 의원의 수행원 수십 명, 경찰 300여 명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다.
보수단체 회원 등은 바닥에 단체로 드러누우며 유 전 의원의 진입을 저지했다.
생가 입구에서부터 추모관까지 약 50m 거리에서 계속된 실랑이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또 유 전 의원이 추모관에 들어서는 순간 한 보수 유튜버가 욕설하며 유 전 의원에게 달려들어 경찰이 현장에서 제압하기도 했다.
힘겹게 추모관에 들어선 유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의 영정에 헌화 및 분향하고 추모했다.
유 전 의원은 추모 뒤 기자들에게 자신을 향한 현장의 격한 방문 반대에 대해 "탄핵 이후에 보수 정치권이, 또 보수 유권자들이 이렇게 분열하고 갈등을 빚게 되고, 또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탄생한 것에 대해 늘 제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이 있고,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저를 비난하고 욕하는 분들도 다 화해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할 그런 같은 동료 시민들"이라며 "과거에 어떤 정치적인 선택을 했든 이제는 다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를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의 돌아가는 길은 더 힘겨웠다.
항의하는 이들이 유 전 의원을 향해 물을 뿌리고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을 에워싸며 약 30여 분간 차량은 출발을 못 했다.
경찰 100여 명이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을 에스코트하며 출발을 시켰지만, 항의하는 측 수십 명이 차량을 따라 왕복 6차선 도로로 뛰어나오며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은 오후 2시 20분께 현장을 떠났다.
이날 방문 반대 측과 유 전 의원 측 등의 충돌로 부상자 3명(경상)이 나와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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