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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승 달성' 두산 유희관 "다음 목표는 장호연 선배의 109승"

송고시간2021-09-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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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35·두산 베어스)이 마침내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유희관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 좌완 프랜차이즈로는 최초로 100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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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키움전 6이닝 무실점 쾌투…6번째 도전 만에 대기록 달성

"'느림의 미학', 나를 대변하는 수식어…자부심 느껴"

100승 달성 축하받는 두산 유희관
100승 달성 축하받는 두산 유희관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유희관(35·두산 베어스)이 마침내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그의 100번 승리 중 가장 오랜 기간(133일), 가장 많은 도전(6경기) 끝에 이뤄낸 승리였다.

유희관의 대기록 달성 첫 마디는 "어떻게 99승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1승 하기가 이렇게 어렵다"였다.

유희관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유희관은 개인 통산 100승을 작성했다. KBO리그 역대 32번째, 좌완으로는 7번째다.

두산 좌완 프랜차이즈로는 최초로 100승을 달성했다.

오른손 최초는 OB 시절인 1993년 장호연이 기록했다. 장호연의 통산 승수는 109승이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두산과 1년 재계약을 맺은 유희관은 100승까지 단 1승을 남기고 지독한 아홉수에 빠졌다.

최근 5경기 동안 승리 하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4개월째 개인 통산 99승째에 머물렀다.

직전 등판인 지난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7-1의 넉넉한 점수를 등에 업고도 5회초 1사에서 집중타를 얻어맞고 눈앞까지 다가왔던 100승을 또다시 놓쳤다.

이날만큼은 달랐다. 유희관은 6회까지 2루타 3개 포함 안타 6개를 내줬으나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5회말 무사 3루의 위기에서는 신준우를 삼진, 예진원과 이용규를 모두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고 완벽하게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두산 유희관, 100승 대기록 달성 뒤 김태형 감독과 기념 촬영
두산 유희관, 100승 대기록 달성 뒤 김태형 감독과 기념 촬영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뒤에 만난 유희관은 "돌이켜보면 1이라는 숫자가 100이 될 때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다"며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느린 공을 던진다는 편견과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런 편견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떻게 99승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1승 하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며 "의미 있는 100승"이라고 덧붙였다.

유희관은 아홉수에서 벗어난 비결을 묻자 "오늘은 마음이 편했다"며 "앞선 경기에서는 100이라는 숫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더라. 지난 LG전도 5회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서 야수들이 차려준 밥상을 엎었다. 오늘만큼은 100이라는 숫자를 생각하지 않고 한 경기 편하게 던지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유희관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을 때 지인이 뛰는 사회인 야구팀 경기를 보러 갔다.

그는 "바람도 쐴 겸 해서 갔는데, 야구를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며 "나는 돈을 더 많이 받고 하는데도 왜 더 즐기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소개했다.

유희관은 덧붙여 거듭된 부진에도 100승 도전 기회를 준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100승 달성 뒤 축하 꽃다발 받고 선수단에 감사 인사하는 유희관
100승 달성 뒤 축하 꽃다발 받고 선수단에 감사 인사하는 유희관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희관은 2013년 5월 4일 잠실 LG전에서 처음 선발 등판했다. 당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발투수로 얻은 기회였다.

5⅔이닝 무실점 투구로 개인 첫 승을 챙긴 유희관은 이번에는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으로 찾아온 선발 기회에서 100승의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유희관의 별명은 '느림의 미학'이다. 그가 던지는 시속 130㎞ 미만의 공은 웬만한 투수의 변화구보다 느리다.

유희관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유희관은 리그에서 13년을 버텼고, 1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느림의 미학'은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수식어인 것 같다"며 "강한 공만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 세계에서 느린 공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프로에서 공이 느린 투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보다 뛰어난 선배들도 많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유희관의 100승과 함께 5위로 올라섰다. 유희관에게는 그래서 더욱 뜻깊은 승리였다.

그는 "맨날 내가 나가서 찬물을 끼얹었다"며 "오늘 100승도 중요하지만, 팀이 올라가는 좋은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앞으로는 중간에서 찬물 안 끼얹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00승 고지를 힘겹게 넘은 유희관은 구단 역대 최다승 투수가 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그는 "내가 언제까지 야구를 할지 모르지만, 장호연 선배의 109승을 넘어 두산 최다승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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