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두번째 추석…오랜만에 북적거린 전통시장
송고시간2021-09-20 11:32
차례상·먹을거리 장만 손님들로 서울 망원·영천시장 등 붐벼
"국민지원금 덕에 대목 분위기…예년보단 인파 많이 줄어"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손님이 많은 건) 정말 오랜만이네. 명절 대목은 대목인가 봐."
추석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곳곳에 있는 전통시장은 명절을 맞아 먹을거리를 장만하러 나온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붐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두 번째인 이번 추석은 국민지원금을 사용하려는 손님이 몰리면서 다른 때와 달리 유난히 활기찬 기운이 느껴졌다.
오전 8시 30분께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들은 트럭에서 하루 동안 판매할 과일 등이 담긴 상자를 내리고 음식을 새로 만들어 내어놓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닷새 동안의 추석 연휴 중 둘째 날이었던 전날 오랜만에 '명절 대목'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상인들은 이날도 많은 손님이 찾아주길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차례상을 차리려는 사람들이 많은 덕분에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떡집과 전집, 반찬가게 앞에는 손님이 10∼20여 명씩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과와 약과, 잡채, 떡갈비 등을 파는 상점 상인들도 오랜만에 맞은 '명절 특수'가 반가운 기색이었다.
과일가게 한구석에서 바구니를 정리하고 있던 40대 김모씨는 "국민지원금을 사용하러 온 손님들도 많고, 정말 명절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며 분주한 와중에도 웃음기를 감추지 못했다.
떡집 앞에 줄을 서고 있던 망원동 주민 유모(51)씨는 "어제 사람이 너무 많았다길래 늦게 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유동 인구가 많아지자 좁은 시장 골목 곳곳에선 시민들이 끌고 나온 손수레 등으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차례상을 차리지 않더라도 가족끼리 먹을거리를 사러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동생과 함께 시장을 찾은 20대 후반 여성은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향에 내려가진 않지만 휴일이니 맛있는 걸 먹으러 나왔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영천동에 있는 영천시장도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구매하려는 인근 주민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망원시장만큼은 아니었지만, 발길을 멈추고 물건을 고르려는 손님들이 많아 좁은 시장 통로가 더욱 좁게 느껴졌다.
이곳 정육점과 수산물 가게 상인들도 고기를 손질하느라 분주히 손을 놀렸고, 떡집 주인은 송편을 저울에 달아 포장하며 연신 '맛있어요'를 외쳤다.
영천시장에서 수십 년간 장사해 왔다는 기름집 주인 서모(69)씨는 "국민지원금이랑 명절 덕분에 최근보단 손님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예년과 비교하면 인파가 정말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엔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물건을 많이들 사지 않느냐"며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해가 갈수록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드는 게 체감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nora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9/20 11: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