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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에 만성신부전증 노모 둔 자식의 눈물

송고시간2021-09-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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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폐광촌인 강원 정선군 사북읍 70세 만성신부전 환자 가족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정부 무관심으로 방치된 생명의 불평등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반경 100㎞와 3개의 지명을 지나도 갈 수 있는 다른 병원은 없다"며 "투석을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40명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하소연했다.

그의 탄식처럼 폐광촌인 강원 태백·정선지역 투석환자 40여 명이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할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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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투석환자 절반 이용 의원 내달 말 폐원 예정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배연호]

(태백·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저는 불효자식이 됐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폐광촌인 강원 정선군 사북읍 70세 만성신부전 환자 가족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정부 무관심으로 방치된 생명의 불평등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반경 100㎞와 3개의 지명을 지나도 갈 수 있는 다른 병원은 없다"며 "투석을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40명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어머니는 오전 6시 기차로 원주의 병원으로 가서 4시간 혈액투석을 하고 다시 기차 타고 오후 5시 사북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3년이나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힘겨운 투병 생활 끝에 최근 태백지역에 자리가 나면서 왕복 1시간이면 병원에 다녀올 수 있는 여유도 생겼지만, 그 병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배연호]

◇ "다시 원주로 다닐 몸 상태도 아니다" 탄식

청원인은 "이제 어머니는 왕복 3∼4시간 걸리는 원주로 다닐 몸 상태도 아니고, 다른 병원들은 빈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한다고만 한다"며 "무엇이 저를 불효자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그의 탄식처럼 폐광촌인 강원 태백·정선지역 투석환자 40여 명이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할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태백지역에서 인공투석실을 운영하는 병원 중 한 곳인 A 의원이 한 달 후인 오는 10월 말께 문을 닫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A 의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40여 명이고, 이들은 태백지역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의 절반이다.

투석환자는 매회 4시간씩 주 3회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배연호]

◇ "최소 10명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 발생할 수도"

태백시는 A 의원의 폐원 소식에 따라 지난주부터 대책 모색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나머지 지역 투석의료기관인 B 병원은 공간 및 시설 여건상 인공투석기를 오후 11시까지 최대한 가동해도 최대 11명만 추가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 강릉, 정선 등 인근 지역 10개 투석의료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추가 수용 환자 규모가 20명에 그쳤다.

결국 A 의원이 예정대로 폐원하면 최소 10명은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태백시 관계자는 23일 "현재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자 폐원 예정 의원과 함께 애쓰고 있다"며 "인수자가 없으면 내년 초 개원 예정인 정선군립병원 인공투석실의 조기 운영 요청 등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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