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부메랑 맞은 국힘, 곽상도 제명 초강수 꺼내나
송고시간2021-09-28 11:15
김기현 "참담한 심정"…2030 분노 키우는 악재에 안절부절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대장동 의혹을 두고 여권에 맹공을 퍼붓던 국민의힘이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논란으로 도리어 수세에 몰렸다.
국민의힘은 이번 이슈가 오히려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며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이라는 초강수라도 꺼내 들 태도를 보인다.
애초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연루된 만큼 이를 대대적으로 이슈화할 태세였다.
그러나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상황은 급반전했다.
무엇보다 곽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온 터라 거꾸로 '내로남불' 프레임에 걸리면서 여권에 역공의 빌미를 줬다.
특히나 퇴직금 이슈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의 표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소재여서 당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큰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의 선출 등으로 청년 유권자의 지지세를 끌어모으던 가운데 터진 이번 악재에 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논란에 참담하고 무거운 심정"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가 "여야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특검으로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상황 돌파가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이 내부에서도 적지 않다.
당장 이 대표가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 이야기가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의혹으로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처럼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면 좋겠지만, 곽 의원이 탈당 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극약 처방이 거론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곽 의원이 당을 떠나 있어 이제 국회의원 거취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제명 이야기도 있을 것인데, 국회 차원의 절차가 진행되기 전 자진사퇴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고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다만 곽 의원이 이미 당 소속이 아닌 상황에서 제명 절차에 꼭 앞장서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차원의 의원직 제명 여부를 묻는 말에 "(당내) 의견을 잘 수렴해보겠다"고 대답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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