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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게임체인저' 극초음속미사일 개발…MD망 무력화 우려

송고시간2021-09-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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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단계까지 도달해 한미 군 당국의 미사일방어(MD)망 보완이 시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수준은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있지만, 무기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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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8형' 시험발사…'앰플화'로 액체 미사일도 연료 주입없이 신속발사

현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 어려워…발사 전 타격도 쉽지 않아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첫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안해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첫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안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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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단계까지 도달해 한미 군 당국의 미사일방어(MD)망 보완이 시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타격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 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무기체계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서 개발했다.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수준은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있지만, 무기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

◇ '화성-8형' 시험발사…"극초음속 활공체 기동·비행 설계상 요구 충족"

북한 국방과학원은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이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를 비롯해 미사일의 제원 식별이 가능한 미사일 발사대(TEL)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의 비행 조종성과 안전성을 확증하고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유도 기동성과 활공비행 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며 "시험 결과 목적했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됐다"고 밝혔다.

화성-8형 미사일을 이용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활공체·HGV) 시험을 했다는 뜻이다. HGV는 탄도미사일 등에 실려 발사돼 고도 30∼70㎞ 정도에서 분리된 후 성층권 내에서 비행하면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타격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적 레이더에 탐지되더라도 비행 코스를 바꾸는 활강이 가능하므로 비행궤적 산정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픽]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그래픽]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을 언급한 이후 8개월 만에 첫 시험 발사가 이뤄진 것이다.

남한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북한의 개발 속도가 한 걸음 빨랐다. 북한 주장대로 설계상 요구(작전요구 성능·ROC)가 충족됐다면 초음속 무기 개발 단계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화성-8형'은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로 구성됐다. 점화된 불꽃 형태로 볼 때 액체 엔진 로켓이다.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해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고자 보조엔진을 4개나 달았다.

로켓 형태로 미뤄 단거리보다는 중·장거리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액체형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은 보조엔진이 없다"면서 "보조엔진을 4개 장착한 것은 지금까지 북한이 공개한 액체형 미사일과는 다른 형태"라고 말했다.

그는 "화성-12형과 형태가 유사한 중장거리급 미사일로 보인다"며 "앞으로 사거리 연장 시험 발사를 추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탄두부의 날개가 식별됐는데 극초음속 활공형 탄두 기술 적용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뗀 만큼 앞으로 활공 비행 안정화, 정밀한 유도기능, 사거리 연장 등을 위한 추가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스커드-B(화성 5호), 스커드-C(화성 6호), 스커드-ER(화성 9호), 무수단(화성 10호) 등 액체형 단거리, 준중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종을 '화성'으로 명명했다. 이번 발사체를 '화성-8형'으로 명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공교롭게도 미국이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시점에 HGV 시험을 했다.

미국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보잉 X-51 개념도
미국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보잉 X-51 개념도

[위키미디어 제공]

◇ 연료주입 필요 없는 '앰풀화' 기술 개발…액체엔진 미사일도 신속발사 가능

북한이 이날 화성-8형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풀·ampoule)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고 밝힌 대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미사일 연료 계통을 앰풀화 했다는 것은 액체형 엔진에 연료를 주입해 밀봉한 뒤 몇 개월씩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액체연료를 밀폐된 용기(앰풀)에 넣었다가 발사 때 이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 액체 연료는 점화 시 추력 상승을 위해 산성과 독성이 강한 산화제를 혼합한다. 한 번 주입하면 산화제 때문에 엔진이 쉽게 부식할 수 있어 발사 1∼2시간 전에 연료를 주입해왔다.

군의 북한 미사일 탐지 및 요격 작전 절차인 '킬체인'도 이런 연료 주입 시간을 고려해 짜였다. 그러나 북한이 액체형 미사일의 연료 주입이 필요 없는 기술을 개발한 이상 킬체인의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액체연료를 미사일에 주입된 상태로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액체연료 앰풀화 기술은 기존 구형 액체연료 미사일 역시 상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위협 측면에서는 탄두 분리형 극초음속 활공형 탄두보다 앰풀화 기술이 더 큰 위협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극초음속 미사일(HAWC) 개요
[그래픽] 극초음속 미사일(HAWC) 개요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구소련 SS-11 미사일의 경우 내부에 부식방지 코팅을 해놓아 UDHM(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 연료와 사산화이질소 산화제를 주입해놓고 5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데 북한은 이런 방식을 앰풀화로 표현한 것 같다"며 "북한이 중장거리 액체연료 로켓도 사전 연료 주입 없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에 화성-8형의 사거리를 단축해 시험 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사일에 보조엔진 4개를 단 것을 보면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졌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는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항공모함이나 미군 증원 병력 전개를 저지할 수단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기에다 한미 미사일 요격체계 무력화도 노릴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그간 군 당국은 북한이 기존 액체 연료 미사일인 스커드와 노동을 도태시키고, '이스칸데르'(KN-23) 등 신형 고체 탄도미사일로 바꾸어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앰풀화 기술을 통해 구형 액체 미사일도 HGV 발사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음을 이번에 보여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농기계인 트랙터와 방사포를 결합하는 등 한정된 자원을 군사적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북한의 '창의적 발상'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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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eH6_xCjg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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