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에 국경절 연휴 '불 꺼진' 거리·공장 많아질 듯(종합)

윤고은 기자 기자 페이지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극심한 전력난으로 31개 지역 가운데 20개 지역에서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가운데 광저우(廣州) 등 주요 도시에서 국경절 조명쇼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4대 도시 가운데 광둥(廣東)성 광저우와 선전은 전기 절약을 위해 다음 달 1∼7일인 올해 국경절 연휴에 조명쇼를 하지 않는다고 펑파이(澎湃)가 29일 보도했다.

광저우시는 전기를 절약하라는 광둥성의 지침에 따라 국경절 연휴 기간 캔톤타워 등지의 조명쇼를 중단하며, 경관 조명도 매주 월∼목요일과 일요일에는 밝히지 않고 금∼토요일에만 시간과 범위를 축소해서 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경관 조명은 이전보다 1시간 일찍 꺼지는데 국경절 연휴 이후에도 계속 적용된다.

선전시도 국경절 기간 대규모 조명쇼를 하지 않는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선전은 연휴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야경 조명은 켜지만 시간은 30분 단축한다. 이를 통해 2만3천 킬로와트를 아낄 수 있다.

선전은 가로수 조명은 모두 끌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사정이 훨씬 나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은 앞서 신선식품 슈퍼마켓을 제외한 상업시설의 영업을 오후 4시까지만 하도록 조치했다.

지방정부의 전력 공급 제한 조치로 애플과 테슬라의 일부 공급업체를 포함해 기업이 공장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는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있는 오리온 공장도 당국의 통보를 받고 이달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장쑤(江蘇)성의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도 주요 라인의 가동을 멈춘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력난 탓에 주문이 급증한 양초 공장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외 대부분의 공장은 제조비용 상승과 낮은 이윤으로 생산 둔화에 직면해 있다.

광둥성 둥관의 한 신발 제조업자는 "생산이 최소 3분의 1 줄어들었다"며 "우리는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만 작업할 수 있는데 노동자들이 조는 등 낮보다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둥관 지역 많은 수출 주문이 타격이 입을 것"이라며 "우리는 선적을 늦춰야할 것이며 새로운 주문은 거절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둥관 지역 또다른 제조업자는 "어떤 공장들은 일주일에 딱 하루만 작업이 허용된다"며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사실"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은 매년 부분적으로 전력 공급을 중단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그 빈도가 급증했고 주로 산업 분야에 국한됐던 전력난이 이제는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이유로 이번에는 발전용 석탄 부족과 함께 중국의 야심찬 탄소배출 감축 목표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y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9/29 17: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