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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키 스패너 학대 사건' 5년 만에 유치원 교사 무죄 판결

송고시간2021-10-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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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 '유치원 멍키 스패너 학대 사건'의 가해자로 의심받은 20대 교사가 긴 소송 끝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양모(29)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데다 학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신체적 상처도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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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재정신청→재수사·기소…법원 "범죄 증명 안 돼"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약 5년 전 '유치원 멍키 스패너 학대 사건'의 가해자로 의심받은 20대 교사가 긴 소송 끝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경기 남양주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멍키 스패너로 손가락을 조이는 방법 등으로 5살짜리 원생들을 학대했다는 내용으로, 당시 사회적인 공분을 샀다.

애초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피해 아동 부모들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져 재수사한 뒤 해당 교사를 재판에 넘겼다.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그러나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양모(29)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데다 학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신체적 상처도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진술로 미루어 학대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멍키 스패너를 최초로 조인 인물로는 다른 교사를 지목했다"며 "피해 아동 부모의 주장과 달리 주변의 눈을 피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학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학부모들은 2016년 9월 중순 아동학대와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양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고 '선생님 화 안 났지'라는 말을 혼자서 수십 번 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며 "아이들을 추궁하니 '선생님이 회초리로 손바닥, 발바닥 등을 때리고 멍키 스패너에 손가락을 끼우고 조여 괴롭혔다'고 털어놨다"고 했다.

이에 양씨는 "아이들이 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소리를 지른 적은 있지만 신체적인 접촉은 결코 없었다"며 "멍키 스패너 같은 공구는 아이들 앞에서 꺼낸 적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이들이 멍키 스패너의 모양과 조작법에 대해 정확하게 진술해 양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의정부지검
의정부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애초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아이들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부모나 경찰관과 대화를 거치며 기억이 왜곡되거나 진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검찰의 처분에 불복,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아동들의 진술 속기록, 영상녹화 CD, 진단서, 고소장, 기타 증거 등을 모두 종합하면 공소를 제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결정했다. 다툴 여지가 있는 만큼 재수사해 재판에 넘기라는 취지다.

다만 성희롱 혐의에 대해서는 아동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기각했다.

결국 검찰은 재수사한 뒤 2018년 9월 양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했다.

그 뒤 15차례 넘는 긴 재판 끝에 양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달 30일 선고 직후 양씨는 법정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방청하던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판결에 항의하면서 고성을 질렀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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