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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30만 대군 격파' 탈레반, 2천명 IS-K엔 '쩔쩔' 이유는

송고시간2021-10-0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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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군을 무력화시켰다.

강력한 탈레반이 아프간 내 경쟁 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IS-K)만큼은 좀처럼 제압하지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디아투데이 등 외신과 전문가에 따르면 IS-K의 조직원 수는 2천명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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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K, 과거부터 탈레반 비난·대립…카불공항 공격 등 연쇄 테러

탈레반 전략 벤치마킹·소규모 분산…'정상국가 지향' 탈레반에 걸림돌

9월 18일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폭탄 공격 현장을 수색하는 탈레반 대원. [AFP=연합뉴스]

9월 18일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폭탄 공격 현장을 수색하는 탈레반 대원. [AF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군을 무력화시켰다.

6만∼10만명 수준으로 알려진 이들이 병력과 물자가 훨씬 우월한 정부군을 순식간에 제압한 것이다.

정부군 병력에 '허수'가 다수라는 점을 고려해도 탈레반의 이번 승리는 세계 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강력한 탈레반이 아프간 내 경쟁 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IS-K)만큼은 좀처럼 제압하지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디아투데이 등 외신과 전문가에 따르면 IS-K의 조직원 수는 2천명 미만이다. 주요 활동 지역도 동부 낭가르하르주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탈레반의 새 정치 체제 구축의 큰 걸림돌로 떠오르는 상황인 것이다.

8월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8월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IS-K는 지난 8월 26일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자살 폭탄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탈레반은 미군이 막바지 철수 중인 공항 주변 치안에 가세했지만 180여명이 죽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이 테러로 탈레반 대원 여러 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IS-K는 이후에도 지난달 하순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에서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IS-K는 "이와 관련해 탈레반 대원 15명 이상이 죽었고 2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그간 심각하게 대립해왔다.

특히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탈레반으로서는 집권 후 치안이 나아졌다고 국내외에 홍보하며 '정상 국가'로 나아가려면 끝없이 테러를 일으키는 IS-K 세력 제거가 필수인 상황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과도정부 대변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혼란의 씨를 뿌리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IS-K는 아프간에서 실질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낭가르하르주에서 IS-K를 공격해 조직원 80명을 체포했으며, IS-K의 전 지도자인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도 카불의 교도소에서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S-K는 탈레반의 이런 노력과 공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IS-K는 탈레반이 과거 정부 측을 겨냥해 사용했던 테러 기법을 '벤치마킹'해 최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랄라바드 테러에서 IS-K가 사용한 차량 접착식 폭탄이 대표적 예다. 이 폭탄은 과거 탈레반이 즐겨 사용한 테러 무기다.

또 IS-K는 탈레반의 공세 강화로 핵심 조직이 흔들리자 작은 조직으로 나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탈레반의 욕심과 달리 IS-K가 쉽사리 '일망타진'되지 않는 이유다.

아프간 카불을 순찰하는 탈레반 대원. [AFP=연합뉴스]

아프간 카불을 순찰하는 탈레반 대원. [AFP=연합뉴스]

온건파 지도부에 반감을 품은 극단주의 분파가 이탈, IS-K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탈레반으로서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IS-K의 초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남부 헬만드주 등에서 활동한 물라 압둘 라우프 하뎀은 탈레반 지도자 출신이었다.

탈레반이 IS-K를 근절하지 못하면 국제무대 본격 진출을 원하는 지도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전문가인 웨슬리 모건은 최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IS-K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탈레반은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이 '정적 제거'와 권력 강화를 위해 IS-K의 존재를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아프간 정부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불평 세력을 제압한 후 그들에게 '탈레반', 'IS-K', '알카에다' 등의 꼬리표를 붙였던 수법을 이제는 탈레반이 활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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