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임신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하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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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8일부터 임신 중인 여성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시작되는 가운데 백신접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에 따르면 그동안 접종대상에서 제외됐던 임신부도 8일부터는 백신 사전예약을 하고 18일부터는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태아 건강과 직결되는 임신부의 백신접종과 관련해 부정적 의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건강한 사람도 최소한의 부작용은 겪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모험하지 않겠다"라거나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서 무서워서 안 맞겠다"는 등의 반응이 많다.

◇ 임신부 백신 접종하면 더 위험?…확인 안 돼

올 초만 해도 임신부 백신접종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1월까지 임상시험 결과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임신부에게 접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까지 임신부의 백신접종에 부정적이었고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이 명확히 확인된 뒤에 접종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안전을 이유로 임신부의 백신접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WHO도 임신부에 부작용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특별히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접종 권고로 입장을 바꿨다. 임상시험 결과가 없어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인된 상태는 아니지만 백신접종을 계속 미룰 정도로 부작용 개연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CDC는 홈페이지를 통해 백신접종 대상에 임신부는 물론 모유 수유 중인 여성과 임신 계획 중인 여성을 포함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CDC가 지난 8월 미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진행한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임신부나 태아에게 별도의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또 임신 20주 전에 백신을 접종한 2천45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백신 접종 임신부의 유산율과 미접종 임신부의 유산율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없지만 백신을 접종한 뒤 임신한 사실이 나중에 확인된 사례를 통해 백신접종의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특별히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백신접종 않고 코로나19 감염되면 더 위험

오히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임신부와 태아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

WHO에 따르면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조산 가능성이 증가하고, 고령이거나 과체중인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에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된다.

CDC도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감염될 경우 더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29일 임신부의 백신접종을 권고하는 긴급권고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임신 여성 12만5천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161명이 숨졌고, 사망한 임신부의 97%가 백신 미접종자로 확인됐다.

엄 교수는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면 태아를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항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임신부가 백신접종을 했을 때 얻는 이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hy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10/06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