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 예정지서 전투기-조류 충돌…공항 개발 중단해야"(종합)
송고시간2021-10-07 16:45
환경단체, 가마우지떼와 전투기 충돌 포착 주장…38전대 "충돌 사실 없어"
(군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인 전북 군산시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조류가 부딪히는 이른바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3시 12분께 훈련을 마친 뒤 군산공항 활주로로 향하는 K-F16 전투기가 민물가마우지 무리와 충돌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
당시 2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 무리는 ㄱ자 모양으로 줄을 지어 움직이다가 전투기가 다가오자 순간 대열이 흔들렸다. K-F16 전투기는 무리를 통과했고, 일부 민물가마우지는 기체와 부딪쳤다.
직후 한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수라갯벌 주변 염생식물 등이 자라는 배후습지로 떨어졌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하지만, 제38전투비행전대 관계자는 "이날 비행한 조종사에게 확인해봤지만 조류와 충돌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면서 "비행을 하고 나면 조종사와 정비사가 기체 점검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조류 충돌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충돌 사실을 반박했다.
오동필 이 단체 공동집행위원장은 "조류 충돌은 절대 우연히 촬영된 장면이 아니다"며 "매년 2만 마리에 가까운 민물가마우지떼가 수라갯벌 주변에 집단 서식을 하며 항공기와 부딪히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여 조류 충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오전 8시 45분께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수라갯벌 주변 옥녀봉 터에서 새만금 산업단지 7∼8공구 쪽으로 날아갔다가, 오후 3시께 다시 동북쪽으로 돌아가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옥녀봉은 민물가마우지가 번식하는 곳이다. 주변 서식지들이 대부분 개발로 사라지면서 새만금은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가 됐다는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오 위원장은 "수라갯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신공항 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조류의 이동 동선과 겹쳐 충돌 위험이 커진다"며 "조류서식지를 위협할뿐더러 항공기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류충돌 문제를 제기하고 신공항 부지의 적절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의견을 담아 환경부에 전달했다"며 "생태적 가치를 무시하는 새만금 신공항 사업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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