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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음주측정거부가 음주운전보다 처벌 약하다?

송고시간2021-10-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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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 구속영장 청구에 음주운전 혐의 빠지자 "처벌 약한 음주측정거부만 적용" 지적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일 경우에는 음주측정거부 법정형이 낮아

실제 재판에서는 음주측정 거부 이유 등이 고려돼 더 센 처벌받을 수도

'무면허·경찰 폭행' 래퍼 노엘, 묵묵부답
'무면허·경찰 폭행' 래퍼 노엘, 묵묵부답

무면허 운전·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입건된 래퍼 장용준(노엘)이 지난달 30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21·예명 노엘) 씨에게 검찰과 경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진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무면허 운전을 하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장씨에게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와 무면허운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적용해 서울중앙지법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음주운전 혐의는 없다.

온라인상에서는 음주운전이 음주측정거부보다 처벌이 강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한 정황이 분명한데도 현역의원 아들인 장씨에게 음주측정거부 혐의만 적용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표] 음주측정거부와 음주운전 법정형 비교

음주측정거부 징역 1~5년 / 벌금 500만~2천만원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미만 처벌 없음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징역 1년 이하 / 벌금 500만원 이하
혈중알코올농도 0.08%~0.2% 징역 1~2년 / 벌금 500만~1천만원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징역 2~5년 / 벌금 1천만~2천만원

일단 음주측정거부와 음주운전의 법정형만 비교한다면 장씨의 경우에는 음주측정거부가 음주운전보다 처벌이 약하다.

현행 도로교통법 44조 2항은 경찰은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호흡측정 방법의 음주측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운전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같은 법 148조의2에 따라 징역 1∼5년이나 벌금 500만∼2천만원으로 처벌된다.

실제로 음주를 하지 않았거나 형사처벌이 되지 않는 양의 음주를 한 경우에도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음주측정거부죄로 똑같이 처벌될 수 있다.

반면 음주운전 처벌은 혈중알코올농도와 횟수에 따라 세분돼 있다.

우선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미만이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0.08% 이상 0.2% 미만인 경우엔 징역 1∼2년이나 벌금 500만∼1천만원으로 처벌된다.

여기까지는 음주운전보다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처벌이 더 세다.

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거나 이미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징역 2년∼5년이나 벌금 1천만∼2천만원으로 가중 처벌된다.

즉 혈중알코올농도가 0.2% 미만이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 것이 운전자에게 유리하고, 0.2% 이상이거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음주측정거부로 처벌받는 것이 이익인 것이다.

장씨는 지난해 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음주운전을 했다면 음주운전 대신 음주측정거부로 처벌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법문에 규정된 법정형을 비교한 것이고 실제 법원이 선고하는 형량에서는 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의 처벌 강도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히려 형사사건 변호사들은 음주측정거부의 경우 재판부가 음주 측정을 거부한 이유와 당시 정황, 과거 음주운전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하기 때문에 음주측정거부가 음주운전보다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온라인상에 떠도는 '음주운전에 단속되면 차라리 음주측정을 거부해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되라'는 조언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주한의 송득범 변호사는 "음주측정거부는 실제로 음주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혐의가 성립될 뿐만 아니라 혈중알코올농도가 얼마인지 상관없이 처벌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법정형을 넓게 설정한 것"이라며 "실제 재판에서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형량을 선고하기 때문에 대부분 음주운전과 동일하거나 강한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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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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