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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어느 쪽이 가치 있나요?" 그는 왜 멀쩡한 트로피를 녹였나

송고시간2021-10-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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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015년 받은 한국대중음악상을 녹여내는 과정을 담은 래퍼 화지의 유튜브 영상이 요즘 화제입니다.

물리적 대상과 디지털 버전을 동등하게 여긴다는 그는 "어느 쪽에 가치를 두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NFT, 즉 블록체인상 디지털 자산은 근래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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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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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5Ug7Wduy2R0

(서울=연합뉴스) 펄펄 끓는 용광로에 집어넣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트로피.

2015년 받은 한국대중음악상을 녹여내는 과정을 담은 래퍼 화지의 유튜브 영상이 요즘 화제입니다.

이를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아트로 재탄생시켜 메타버스(가상세계)에 영구 보존한다는 취지인데요.

물리적 대상과 디지털 버전을 동등하게 여긴다는 그는 "어느 쪽에 가치를 두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NFT, 즉 블록체인상 디지털 자산은 근래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기념주화'처럼 별도 인식 값을 부여해 단 하나의 원본임을 증명하고 거래 이력이 블록체인에 남아 '족보' 역할을 하기에 위·변조도 어렵죠.

이러한 방식이 희소성, 유일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여겨져 특히 미술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됩니다.

최근 총 7만 달러(약 8천300만 원) 상당 그림 5점을 스스로 폭파해 한 줌의 재로 만든 레안드로 그라나토 사례가 대표적이죠.

'눈물 화가'로도 유명한 그는 디지털 세상에만 있는 예술품, NFT로 남겨 두기 위해서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한 블록체인 회사가 NFT로 바꾼 뒤 원래 그림을 불태운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작품 경매가는 원작의 4배 이상 뛰기도 했죠.

당시 이 업체는 "실물이 있는 한 가치는 실물에 종속되지만, 실물이 파괴되면 그 가치가 NFT로 옮겨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트 컬렉터 이지혜 씨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실물이 없어져야만 진품이 될 수 있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아직 설익은 상황에서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지난봄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명에 가까운 아티스트 '비플'의 NFT 작품이 6천930만 달러(약 783억 원)에 팔렸는데요.

낙찰자가 유명 NFT 수집가이자 NFT 펀드 공동창업자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을 키우기 위한 내부 거래라는 의심을 샀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역시 이 같은 열풍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NFT를 사는 이들이 갖는 게 무엇이냐"고 반문했죠.

국내에서도 훈민정음해례본을 개당 1억 원짜리 NFT로 발행한다는 발표에 국보를 상업화하려다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관련된 권리를 둘러싸고 분쟁 소지가 다분한데요.

실제로 지난 6월 한 업체가 이중섭 등 거장의 그림을 NFT로 전환해 출품하려다 저작권 및 진위 논란이 일며 경매가 취소되기도 했죠.

최우영 변호사는 "미술품의 NFT화, 즉 민팅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자만 가능하고 소유자는 저작권자로부터 권한을 확보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짚었습니다.

거래 수단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인데요.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진짜 주인이 되고 파괴함으로써 영원히 존재한다는 NFT. 진정한 자산으로 인정받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김지선 기자 김이영 김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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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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