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발차로 결선 진출 좌절, 이낙연의 침묵…승복·불복 딜레마
송고시간2021-10-10 22:51
'무효표' 이의신청에 의총소집 검토…일각서 법적조치 거론도
캠프 "불복은 아니다" 선긋기…'격앙' 지지자들 당사 운집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10일 마무리됐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간발의 차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이낙연 전 대표가 결과를 승복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애초 압승이 예상됐던 이재명 후보가 최종 누적 득표율 50.2%로 본선 직행 조건인 과반 득표를 겨우 채우는 데 그치면서다.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48.3%다.
이 전 대표로서는 이 무효처리 조치 탓에 결선 진출 기회가 사라졌다고 여길 수 있는 대목으로, 당장 이 전 대표 측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이 전 대표 측은 무효표 처리 방침에 대해 당 선관위에 이의제기를 하기로 했으며 의총 소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캠프는 정 전 총리가 사퇴한 직후부터 당의 무효표 처리 방침에 항의하며 당헌·당규 유권해석을 위한 당무위 소집을 요구해왔고, 선관위에도 이미 한 차례 이의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와 캠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만찬을 하고 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선관위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이 전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다만 캠프 내부에선 법적 조치에 대한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조치 가능성에 대해 "당연하죠"라고 했지만,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정치의 문제를 법으로 가져가는 건 전 바람직하지 않다"고 온도차를 보였다.
이의제기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 아니냐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낙연 캠프는 경선 불복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 불복이라는 것은 아주 터무니없는 소리로, 그 말 자체가 비민주적 발상"이라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의제기 중인 것이지 불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불복은 이의제기와 다르다"고 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이 지사를 대선 후보로 인정하는 건 아니다. 그럼 이의제기를 왜 하겠냐"며 "무효표 문제는 당 최고위에서 결정을 못 내린 문제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무효표 처리 번복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에 대해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승복 여부에 대해 즉각 입장을 밝히지 않고서 "마음이 정리 되는 대로 말하겠다"며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달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도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자칫 '불복 프레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선 직후 이 후보에대한 축하와 함께 원팀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이 전 대표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원 게시판엔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면서 당의 무효표 처리 방침이 '사사오입'이라고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경선 절차 진행 중단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전 대표측에 따르면 지지자 수십 명은 지도부에 항의하는 뜻에서 이날 밤 여의도 민주당사 주변에 운집해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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