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사' 변영주 "어디로 튈지 모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
송고시간2021-10-14 07:15
봉태규 "치밀하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음모론…오래 함께하고파"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음모론이 세상을 망친다"고 생각한다는 영화감독 변영주와 "음모론을 정말 좋아한다"는 배우 봉태규가 '음모론 토크쇼'에서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SBS TV '당신이 혹하는 사이'(이하 '당혹사') 두 번째 시즌 종영을 앞두고 두 사람을 만났다.
'당혹사'는 '의심과 솔깃 사이'라는 콘셉트 아래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음모론이 펼쳐지는 토크쇼로,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제작진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음모론을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삼지 않고 매회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 프로그램은 시즌 1과 2 모두 평균 3∼4%(닐슨코리아 기준)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고정 팬층 확보에 성공, 세 번째 시즌을 확정 지었다.
변 감독은 프로그램이 안정궤도에 들어선 비결을 묻자 "대본이 기본적으로 정말 좋다. 이건 왜 썼을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가 된다"며 "SBS 교양제작국의 힘이란 생각이 든다"고 제작진에 공을 돌렸다.
"우리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초능력 부대나 미확인 비행물체(UFO)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 두 번째는 음모론을 퍼뜨려 부나 권력을 갖고 싶어하는 이들이 얼마나 큰 폐해를 끼치는지 말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누군가의 아픈 마음을 전하며 위로하는 거예요. 이 세 가지를 만들어내는 건 각각 다른 의미로 행복하고 즐거워요."
봉태규도 "음모론이라는 게 안줏거리 같은, 한 번 소비되고 마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야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정말 치밀하고 진지해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송은이, 윤종신, 유빈, 주우재 등 많은 패널 사이에서도 티격태격한 모습으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봉변 커플'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서로 이야기꾼이 될 때마다 '나는 너의 반대편에 있을 거야'라는 역할을 갖고 가는 것 같다"며 "이를테면 태규가 이야기를 하면 나는 콧방귀를 낄 준비를 하는 식인데 그렇게 해서 이야기 자체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감독이 봉태규에 대해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하나의 서사를 만든다"고 칭찬하자 봉태규는 변 감독을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프로그램과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뽐낸 이들은 다음 달 시작될 '당혹사' 세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봉태규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이 정도 조합이 만들어지긴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멤버들과 호흡이 너무 좋다. 이 프로그램과도, 이 멤버들과도 정말 오래 함께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변 감독도 "내년에 새 작품을 할 것 같은데 잠깐 '당혹사'에서 제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촬영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고,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당혹사'와 '그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SBS 교양제작국의 세계관을 만들어냈다며 웃어 보였다.
"'꼬꼬무'가 옛날이야기를 전하는 할머니와 손녀 콘셉트라면 저희 프로그램은 그 옆방에서 윷놀이하며 떠드는 사촌들 같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저쪽에서는 우리 아버지들이 직장에서 '그알'을 찍고 계신 거죠. 이 중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가장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는 사촌들 윷놀이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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