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낚시도 오징어 게임…올해는 오징어의 해?
송고시간2021-10-16 11:00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올해 국내 연안에서는 오징어 낚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낚시계도 '오징어 게임'의 해라고 불릴 만하다.
국내에서는 예년에 거의 잡히지 않던 갑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
갑오징어는 등 쪽에 납작한 뼈 조직이 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갑오징어는 시중 식당에서 한 마리에 3만 원 가량할 정도로 비싸다.
◇ 올해 낚시업계는 '오징어의 해'
갑오징어뿐만 아니라 같은 오징엇과인 무늬오징어, 한치 등도 예년과 비교해 골고루 잘 잡히고 있다.
낚시업계에서는 수온 상승을 큰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등지에서 잡히던 희귀 오징어가 수온 상승으로 국내 바다에서도 잡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징어낚시는 주로 도보로 해안을 걸어 다니며 하는 도보 낚시와 배 위에서 잡는 선상낚시로 나뉜다.
선상낚시의 경우 일정 비용을 내면 선장이 낚시가 잘 되는 곳을 골라 이동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갑오징어 낚시가 인기를 끌다 보니 가을 낚싯배 예약이 봄에 끝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낚시인 김 모 씨는 최근 서해 무창포항에서 출발하는 레저 어선을 타고 갑오징어 20여 마리를 잡았다.
김씨는 "시중에서 비싸게 팔리는 갑오징어를 잡아와서 온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관련 산업도 활황
관련 낚시용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새우 모양의 루어낚시 미끼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미끼 전문 회사 빅히트 박희원 대표는 "지난해 거의 잡히지 않던 갑오징어가 올해는 초대박이라고 불릴 만큼 잘 잡혔다"면서 "올해 미끼 18만 개를 생산했는데 전량 판매됐다"고 말했다.
조구업체 바낙스의 경우 올해 오징어용 선상 낚싯대가 완판됐다. 바낙스는 내년 생산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낚시 쪽 비중을 높이고 있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코베아는 올해 오징어 전용 낚싯대를 한 종류 생산했으나, 내년에는 2∼3종류로 늘일 예정이다.
◇ 오징어낚시 채비 어떻게 해야 하나?
실제 오징어낚시는 간단한 루어낚시대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
갑오징어의 경우 베이트 낚싯대로, 무늬오징어의 경우 스피닝 낚싯대로도 잡힌다.
릴은 배스 낚시에 사용하는 2천 번 대부터 3천 번 대까지 사용하면 큰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우 모양의 인조 미끼를 잘 고르는 것이다.
비슷한 것들이 있지만 저가 중국산 등은 새우 모양을 잘 구현해내지 못했고, 수평이 잘 잡히지 않는다.
올해는 무게 5.2g가량의 1.6호가 큰 인기를 끌었다.
◇ 주의점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테트라포드로 만든 방파제 위에서 하는 낚시는 위험하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테트라포드 방파제에서 42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골절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또, 현장에서 오징어낚시를 마친 뒤 회를 뜨더라도 뒤처리는 깨끗하게 해야 한다.
쓰레기 등은 반드시 되가져오도록 하자.
◇ 그런데…에기라뇨?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다. 새우 모양의 '에기'라고 불리는 낚시 미끼 이름의 기원이 궁금해졌다.
이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경기대학교 김욱 박사에 따르면 원래 이것은 일본에서 사용되던 나무를 깎아 새우 모양으로 만들어 쓴 미끼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본어의 에기(餌木)라는 발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김 박사는 "오징어 낚시가 일본에서 시작된 것이다 보니 낚시인들이 그대로 그 이름을 쓰고 있다"면서 "이는 적절한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polpor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10/16 1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