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4인방 '마지막 퍼즐' 남욱 귀국…檢, 이번주 소환 조사
송고시간2021-10-18 04:00
'350억 로비·천화동인 실소유주' 진술 주목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검찰 수사 전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 달 만에 귀국한다.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구속영장 기각으로 타격을 입은 검찰은 남 변호사를 통해 의혹의 실타래를 푸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남 변호사는 비행기 탑승에 앞서 취재진에 "모든 것은 들어가서 검찰에서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르면 이번 주초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부터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해 검찰 조사에 대비해왔다.
대장동 개발 초기인 2009년부터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남 변호사는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의혹의 핵심인 '대장동 4인방' 중 한 명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유일하게 수사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사업 초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민간개발로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동산개발 시행사 측의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 개발로 바꾸면서 김만배씨와 함께 개발 사업 시행사에 참여했고, 자신이 소유한 천화동인 4호를 통해 배당금으로 1천7억원을 챙겼다.
이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로비 등 각종 비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남 변호사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사업을 주도했으며 로비 역시 김씨 측에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김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유 전 본부장에게 400억∼700억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로비 명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희끼리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었는데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다"라고 했다.
이 같은 남 변호사의 주장은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녹취록에 담긴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녹취록에 언급된 '350억 로비' 정황과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은 검찰이 김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핵심 증거가 됐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정 회계사의 녹취록만으로는 김씨 등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남 변호사로부터 녹취록의 신빙성을 더해줄 진술이나 물증을 확보한다면, 제동이 걸린 수사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씨 측에서 녹취록이 본래 취지와 다르게 편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고,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로비 혐의를 김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떠넘기려고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만큼 남 변호사 진술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입국하는 즉시 신병을 확보하거나 주초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 과정, 정관계 로비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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