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 해쳤지만"…인도네시아 수마트라호랑이 생포해 치료
송고시간2021-10-18 11:34
금 채취 주민, 언덕서 휴대폰 게임하던 남성 호랑이에 목숨 잃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세 사람을 해친 호랑이가 생포돼 치료를 받고 있다.
1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잠비 경찰과 천연자원보호국(BKSDA)이 16일 므랑인군 아이르 바투 마을에 설치한 덫으로 수마트라호랑이를 생포하는 데 성공했다.
당국은 최근 이 마을을 포함한 3개 마을 주민들이 잇따라 호랑이 공격을 받은 뒤 합동 포획 작전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저녁 강둑에서 금을 채취하던 30세 남성이 호랑이 공격을 받아 숨졌다.
이달 11일에는 62세 남성이 호랑이 공격을 받아 심하게 다쳤고, 14일에는 21세 남성이 휴대폰 신호를 잡는다고 언덕에 올랐다가 호랑이에게 끌려가 숨졌다.
마지막 피해자는 친구 세 명과 언덕에 올라 휴대폰 신호를 잡은 뒤 수풀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호랑이가 앞에서 나타나 왼손을 물고는 숲속으로 끌고 들어가 해쳤다고 친구들이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천연자원보호국 직원들은 닭을 미끼로 넣은 덫을 설치했다가 실패하고, 미끼를 염소로 바꾼 뒤 호랑이를 잡는 데 성공했다.
포획된 호랑이를 구경한 마을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호랑이는 길이 1.8m, 10∼12살된 암컷으로 확인됐다. 마른 상태였고, 오른쪽 다리에 상처가 있었다.
당국은 호랑이를 잠비의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데려가 치료한 뒤 보호구역에 풀어줄 계획이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1970년대에는 1천마리 정도로 파악됐으나 산림파괴와 계속된 밀렵으로 야생에 현재 400∼600마리 정도만 남은 멸종위기종이다.
수마트라섬에서는 잊을만하면 호랑이가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물어 죽이는 일이 발생해 두려움의 대상인 동시에 밀렵꾼들의 값비싼 표적으로 여겨진다.
설혹 사람을 해친 호랑이라 하더라도 멸종위기종이기에 가능한 한 사살하지 않고 보호구역으로 이송한다.
전날 수마트라섬 리아우주의 한 마을에서는 밀렵꾼이 놓은 덫에 왼쪽 앞발이 걸린 암컷 호랑이가 죽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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