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될 수 있다" 경고에도 총파업 집회 강행…일부 시민들 불편 호소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서대문역 사거리에 기습적으로 총파업 집회를 개최해 일대에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도심 주요 지역에 십(十)자 차벽을 설치하고 검문소를 운영하는 등 전면 대응에 나섰지만 7월 3일 서울 도심 전국노동자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게릴라 집회를 막는 데 실패했다.
민주노총은 김창룡 경찰청장이 방역체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데 항의하듯 경찰청이 가까운 서대문역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출근 시간 이후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과 태평로 일대, 종로3가 등에 흩어져 있었다. 집행부가 오후 1시 30분께 서대문역 사거리로 총파업대회 장소를 공지하자 순식간에 조합원들이 이동하며 집회 중심축이 옮겨졌다.
이들은 각지에서 서대문역 사거리를 향해 깃발을 들고 행진했으며 금세 도로 양방향을 점거하고 곧장 총파업대회를 시작했다. 운집 인원도 1시간 안에 불어나 2만7천명(주최 측 추산)까지 늘었다.
경찰은 을지로 등에서 급하게 철수하고 서대문역과 독립문 쪽으로 경력을 이동시켰다.
민주노총은 "많은 인원이 모이다 보니 자리 확보 차원에서, 경찰과 충돌을 피하려 서대문으로 정했다"고 했다.
을지로입구에서 대한문 방면으로 향하는 구간 등 주요 길목에서는 경찰이 이동을 제지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반발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이 재차 "여러분은 금지된 집회를 개최 중이다. 모두 처벌될 수 있고 연행될 수도 있다"고 경고 방송을 하자 시위대가 단체로 야유를 보내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방역 우려가 커진 분위기를 인지한 듯 일부 지점에 방역 지침 안내문을 세워놓고 발열 확인을 했다. 관계자들도 "반드시 발열 확인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일회용 방진복과 마스크, 페이스 실드 등을 착용했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거리두기를 하고 앉았음에도 구호를 외칠 때는 '다닥다닥' 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집회 장소인 서대문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는 교통 혼잡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대문역 사거리에서는 행사가 시작되면서 시민 통행이 막혀 일대가 일순 마비되기도 했다. 시위대 역시 육교 등에서 한때 고립됐다.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전쟁 났냐", "길도 막고 이게 뭐냐"고 항의하자 민주노총 측이 차들과 시민이 일부 우회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밖에도 세종대로 서울시청↔세종대로 사거리, 통일로 서대문→독립문 전차로, 새문안로 정동↔충정로역 전차로, 통일로 경찰청 앞 교차로↔서대문 등에서 전면 교통 통제가 이뤄지면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지하철은 낮 12시 30분부터 경복궁역, 광화문역, 시청역, 종각역, 안국역에서 무정차 통과하다 2시 40분부터 정상적으로 정차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 방향 행진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검토 중이다. 경찰은 서대문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 차벽 또는 방어 장구를 갖춘 경찰을 배치했다.
li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10/20 15: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