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의 대표적인 휴양지 카나리아제도 라팔마섬에서 한 달째 지옥 같은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쿰브레 비에하 국립공원에서 화산이 폭발한 지 20일(현지시간)로 한 달이 됐지만 변한 건 없습니다.
화산은 아직도 용암을 꾸역꾸역 쏟아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날리는 화산재 때문에 우산을 쓰지 않고는 외출하기도 버거운 실정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재해이기에 이제는 신을 찾아 화산 분출을 제발 멈춰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미사를 집전하는 성당 안은 주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모두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한 달째 캠핑카 등에 의지해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이재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집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도 없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면 막막할 뿐입니다.
고통스러운 건 비단 인간만이 아닙니다. 급하게 대피하느라 주인이 차마 챙기지 못한 반려견들도 있습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한 강아지가 화산재로 뒤덮인 땅 위에서 힘없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제쯤 라팔마섬 주민들은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지역 당국은 화산 분출이 끝날 징후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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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07: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