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회동' 미정…지사직 사퇴 내주로 넘어가나

고동욱 기자 기자 페이지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홍지인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포스트 대장동 국감' 행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전날까지 진행된 인사청문회 수준의 대장동 국감이 이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는 자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맞물려 있는 지사직 사퇴,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등의 일정을 두고서다.

특히 이 전 대표와의 회동 문제가 관건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측에서는 이 전 대표와 주말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중인 22일 이 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를 유력하게 거론했었다.

이는 '21일 지사 업무 마무리 → 22일 사퇴 → 24일 이 전 대표와 회동 → 이후 문 대통령 면담'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사퇴 후 원팀 메시지와 당청 화합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간다는 구상에서다.

문제는 이 전 대표와 회동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사직 사퇴가 내주 초나 늦으면 중반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말도 주변에서 나온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고심 중인 상황으로 사퇴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르면 22일이나 25일 할 수도 있고, 늦어지면 내주 중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 시점을) 정하셨다"고 말했다가 구체적 시점을 묻자 "잘 모르겠다. 제가 알고 있는 게 별로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도 아직 구체적인 조율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이 확정되느냐가 나머지 일정까지 결정할 변수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현실적으로 이 전 대표 측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사직을 내려놓더라도 선대위 구성의 진도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순서상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여전히 마음을 추스르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4일 캠프 해단식 이후 지방 여행을 하는 등 다시 두문불출하며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최소한 이번 주는 쉬셔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달 내에는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도 최대한 이 전 대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태도로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서로의 '시차'에 답답해하는 속내도 읽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를 구성하고 향후 일정을 진행하려면 회동이 돼야 하는데, 어느새 경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다"며 "빨리 마음을 열어주셔야 하는데, 기다리고는 있지만 조금 답답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sncwoo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10/21 12: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