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경보 속 왜 항해 중이었나' 의문…해경, 전복사고 원인조사
송고시간2021-10-21 18:09
"사고 해역 인근에 일진호와 비슷한 규모 선박 여러 척…피해는 없어"
(동해·울진=연합뉴스) 이재현 손대성 기자 = 독도 공해상에서 발생한 '제11일진호' 전복 사고 원인이 항해 중 기상 악화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사고 선박이 풍랑경보 속에 피항 통보를 받고도 왜 항해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20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울진해경은 울진 후포수협에 마련된 사고 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19일 오후 2시 58분께 어선안전조업국의 피항 통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인 생존 선원은 해경에서 "19일 밤 11시께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쳐 좌현으로 점점 기울어진 상태에서 파도가 유입돼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사고 해역인 동해 중부 먼바다에 풍랑경보가 내려진 시간은 당일 정오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제11일진호 전복사고는 풍랑경보 발효 이후 11시간 뒤, 피항 통보 후 8시간 뒤 발생한 셈이다.
사고 지점은 독도 북동쪽 168㎞이다. 이를 고려하면 사고 추정 시간인 19일 밤 11시께 사고 선박은 피항지인 울릉도에서 238㎞ 떨어진 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사고 선박은 왜 풍랑경보가 내려져 초속 10∼22m의 강풍과 파도 높이 5m의 격랑이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 항해하고 있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길이 30m에 달하는 72t급 어선은 대형 어선이어서 태풍 규모의 악기상이 아니라면 안전지대로 피항하지 않더라도 바다 한가운데 닻을 내린 채 격랑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는 사고 선박과 비슷한 규모의 선박 여러 척이 항해를 멈춘 채 닻을 내리고 있었던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문은 선박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해경이 밝혀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여기다 수협 후포 어업정보통신국에 정기적으로 두 차례 위치를 보고하는데, 사고 이튿날인 20일에 위치보고가 없었던 점에 대한 조치 여부도 조사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해경은 풍랑경보가 발효 중이던 '지난 19일 밤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쳤다'는 생존 선원의 진술을 토대로 기상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생존자 수색 및 구조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j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10/21 18: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