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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개 미뤄진 '케네디 파일'…못 내놓는 이유 있나

송고시간2021-10-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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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어 바이든도 공개 연기…미공개 CIA 문건 속 기밀 관심

"카스트로 살해 기도 작전 CIA 관여·워터게이트 첩보 등도 포함"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연구하는 미국의 학자들은 올해 10월 26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과 관련해 수집된 기밀을 공개하라고 정해둔 시한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요일이었던 지난 22일 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명의로 된 지침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려 기밀 공개를 늦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일부 문서는 올해 12월 15일에, 나머지는 2022년 12월 15일까지 공개하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의회는 1992년 케네디 암살 기록 수집을 위한 법을 제정하면서 수집된 기록을 25년 내로 공개하도록 했다.

다만 국가안보상 우려가 공개를 통한 공공의 이익을 넘어설 때에 한해 시한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문서가 지난 1994∼1998년 집중적으로 공개됐다. 그러나 아주 민감한 정보는 예외였고 대부분 지워진 채로 공개된 문서도 있었다.

25년이 지나 2017년이 됐으나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올해 10월로 공개 시한을 멀찌감치 미뤘다.

연구자들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기록 수집법이 제정되던 1992년에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기밀 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내년 말까지로 공개 시한을 다시 정해두긴 했지만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의 설득으로 재차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1961년 케네디 전 대통령과 부인 재클린 여사
1961년 케네디 전 대통령과 부인 재클린 여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수집된 1만5천건의 기록 중 대부분은 CIA 문건이라고 한다. 연방수사국(FBI) 문건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가 되지 않은 문건에는 냉전 고조 시절 미 정보기관이 벌인 첩보활동 관련 문건이 많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살해 기도 작전에 대한 CIA의 관여,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기밀도 들어있다고 한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의 비밀을 파헤칠 문서들을 수집하다 보니 암살과 직결된 기밀 말고도 실마리가 될 만한 다른 문건들이 함께 수집된 셈이다.

CIA가 동원했던 첩보 테크닉이 포함된 문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IA로서는 필사적으로 공개를 막을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폴리티코에 "(암살 사건 후) 58년이 지났다. 이 문건들이 공개되지 않을 이유가 도대체 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카 패트릭 케네디도 "우리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알 권리가 있는 미국 시민들을 위해 기록이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며 CIA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도 했던 제퍼슨 몰리는 WP에 "성급한 결정은 하지 말자고? (법 제정 후) 29년간 저지하더니 성급한 결정은 하지 말자고 한다. 법을 따를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를 방문했다가 피격으로 숨졌다. 당국은 미 해병 출신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으나 배후 등을 둘러싼 의문점은 지금까지도 여전한 상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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