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약제 누출' 유족 "사망자에 책임 떠넘기나" 반발
송고시간2021-10-27 11:44
경찰, '사망자가 스위치 조작' 잠정 결론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서울 금천구 지식산업센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소화약제 유출 사고가 숨진 작업자의 소화설비 작동 결과로 보인다는 경찰의 잠정 결론이 나오자 일부 유족이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 A씨는 27일 연합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지금 경찰에서는 사망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자의 조작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면 현장 증거 자료나 CCTV 영상을 공개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증거를 공개하지 않고 사망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수사 발표라고 생각한다"며 "수동조작에 관련한 증거물 또는 CCTV 영상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이번 사고로 숨진 현장 작업자 중 한 명의 가족이다.
전날 경찰은 합동 정밀감식을 한 뒤 "수동 조작에 의한 유출로 결론 내렸다"며 "당시 수동 조작함 근처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사망)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숨진 작업자 3명 중 한 사람이 소화 설비를 작동시키는 화재경보기 스위치를 눌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그 작업자가 세 명 중 누구인지, 고의로 스위치를 눌렀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작업자가 수동조작함을 조작한 원인과 경위를 수사해 사고를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합동감식의 최종 결과는 4주 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공사장에서는 지난 23일 오전 8시 52분께 무게 58㎏, 용량 87ℓ의 소화설비 123병에 담겨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량 누출되면서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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