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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 겨냥한 디스토피아 스릴러…영화 '뉴 오더'

송고시간2021-11-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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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부유층 주거지의 한 고급 저택에서 딸 마리안(나이안 곤살레스 노르빈드 분)의 결혼 파티가 열리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의 무장 폭동이 이어지고 있는 도시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영화 '뉴 오더'는 길지 않은 러닝 타임 내내 편안하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폭력 시위와 쿠데타로 사회 질서가 뒤바뀌며 고급 저택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마주한 '새로운 질서'는 혼돈 그 자체에서 극단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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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프랑코 신작…숨막히는 긴장과 공포의 86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가까운 미래의 멕시코. 부유층 주거지의 한 고급 저택에서 딸 마리안(나이안 곤살레스 노르빈드 분)의 결혼 파티가 열리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의 무장 폭동이 이어지고 있는 도시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영화 '뉴 오더'
영화 '뉴 오더'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주인은 수도에서 초록색 페인트가 나오는 걸 보고 불안해지고, 뒤늦게 도착한 손님은 오는 길에 초록색 페인트 공격을 당한 상태다. 바깥소식에 빠른 손님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등 화려한 파티도 어딘가 어수선하다.

수년 전 집에서 일하던 남자가 찾아와 아내가 입원한 병원이 공격당했다며 거액의 수술비를 빌려달라고 청하고, 파티 분위기를 망친 불청객이 달갑지 않은 안주인과 아들 다니엘(디에고 보네타)은 급히 모은 돈을 쥐여주며 돌려보내려 한다.

신부 마리안은 남자의 아픈 아내인 유모를 돕겠다며 집에서 일하던 크리스티안과 함께 차를 타고 빈민가에 있는 유모의 집으로 향하고, 그 사이 마리안의 집에는 시위대가 침입해 살육과 약탈이 벌어진다.

통제로 빈민가에 갇혀있던 마리안은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군인을 따라나서지만, 군인은 그대로 마리안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한다.

영화 '뉴 오더'는 길지 않은 러닝 타임 내내 편안하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폭력 시위와 쿠데타로 사회 질서가 뒤바뀌며 고급 저택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마주한 '새로운 질서'는 혼돈 그 자체에서 극단으로 치닫는다.

시위대가 마리안의 집에 침입하자마자 보안요원은 시위대가 아닌 가족과 손님들에게 총을 겨누고, 가정부들은 집안의 값비싼 것들을 챙기며 집주인에게 욕설을 내뱉는다. 시위대와 하인들에게 가족을 잃은 다니엘은 끝까지 마리안을 위해 노력했던 크리스티안을 납치범으로 몬다.

영화 '뉴 오더'
영화 '뉴 오더'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약탈과 폭력을 일삼는 군인의 모습은 과거의 한국뿐 아니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익숙한 장면이다. 군인들은 잔혹하게 대가를 치르는 듯하지만, 손쉽게 부자의 목숨을 빼앗고 가난한 자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운다.

감정이 끼어들 틈 없이 무덤덤하고도 신속하게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과 사람을 따라가는 연출이 오히려 긴장과 공포를 끌어올린다. 진정되는가 싶던 국면을 다시 한번 뒤집는 결말까지 안심할 수 없다.

알폰소 쿠아론, 기예르모 델 토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를 잇는 멕시코의 젊은 거장 미셸 프랑코(42) 감독이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프랑코 감독은 첫 장편 '다니엘과 아나'(2009)가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린 뒤 두 번째 장편 '애프터 루시아'(2012)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크로닉'(2015)으로 칸영화제 각본상, '에이프릴의 딸'(2017)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할 시선 심사위원상을 받은 '칸의 총아'다.

그는 멕시코를 디스토피아로 그린 이 영화를 "일종의 경고"라고 했다.

프랑코 감독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더는 현 상황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불평등 문제를 정당하게 담론화하지 못하고 반대의 목소리가 침묵을 강요당한다면 혼란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11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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