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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공연 재개하는 송승환 "살면서 코로나가 가장 무서웠다"

송고시간2021-11-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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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64)은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이렇게 단계적 일상회복을 반기는 것은 코로나19로 그간 잃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난타' 스태프와 배우들은 대리기사, 배달일을 하며 힘들게 지냈다. 휴직을 하고, 일부는 퇴사하기도 했다. 회사도 대출로 겨우 버텼다"면서 "세상에 태어나서 코로나가 제일 무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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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해 중단됐던 연극 '더 드레서'도 다시 공연

30㎝까지만 볼 수 있는 4급 시각장애인 됐지만 "무대에만 서면 행복"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연극 '더 드레서'에 출연하는 배우 송승환이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9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다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니까 설레고 반갑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는 게 즐겁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64)은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이렇게 단계적 일상회복을 반기는 것은 코로나19로 그간 잃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작 '더 드레서'(THE DRESSER)는 공연이 중단됐고, 그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넌버벌퍼포먼스 '난타'도 멈춰 섰다.

송승환은 코로나가 불러온 상황은 개인적으로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어서 참 답답했다고 했다.

그는 "'난타' 스태프와 배우들은 대리기사, 배달일을 하며 힘들게 지냈다. 휴직을 하고, 일부는 퇴사하기도 했다. 회사도 대출로 겨우 버텼다"면서 "세상에 태어나서 코로나가 제일 무서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넋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원로 배우들의 삶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현경, 이순재, 장욱제, 강부자, 김영옥 등이 출연했고, 처음 27명이었던 구독자는 2만7천여 명이 됐다.

"어릴 때부터 드라마 촬영하고 연극하면서 분장실이나 식당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돌아가시면 그분들의 이야기가 사라지겠다 싶어 영상 아카이브를 만들기로 했죠.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연극 '더 드레서'에 출연하는 배우 송승환이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9

송승환은 오는 16일부터는 지난해 중단됐던 연극 '더 드레서'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국립정동극장이 기획한 연극으로, 자신이 직접 작품을 선택했다. 초연 당시 "노역 배우로 인생 3막을 열겠다"고 했던 작품이다.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극작가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이 원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노배우 '선생님'과 그의 의상 담당자 간의 갈등, 우정, 사랑을 그린다.

송승환은 "막이 열리고 조명이 켜지면 긴장이 되는데 무대 뒤는 어릴 때부터 편안한 공간이었다. 이 작품은 저에게 편안하고 친숙한 공간인 무대 뒤를 다루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승환이 연기하는 '선생님'은 몸이 쇠약해져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대사를 모두 잊어버리지만 무대에 서겠다는 일념으로 안간힘을 쓰는 인물이다.

그는 "작품 속 선생님의 고민은 저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면서 "이 나이가 되면 후회되는 것도, 잊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극 중 '선생님'은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망각뿐이야'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한다. 100% 공감이 가는 대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은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인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번 작품도 내 인생이 제대로 가고 있나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작품을 보면서 여러분의 인생도 한번 반추해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데뷔 56년차 배우 송승환에게 무대는 어떤 곳일까. 그는 "가장 행복한 공간이다. 역할에 집중하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 매일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배우는 참 좋은 직업"이라고 했다.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연극 '더 드레서'에 출연하는 배우 송승환이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9

오는 12월 2일부터 31일까지는 명동난타전용관에서 '난타' 공연이 재개된다. 그는 이런 상황이 설렌다면서도 "이번 공연은 테스트마켓"이라고 했다.

그는 "'난타'는 외국인 관람객이 70∼80%를 차지한다. 일단 공연을 다시 해보고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해야 한다. 공항이 빨리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하와이에 난타 전용극장을 만드는 거였다. 코로나가 좀 풀리면 추진하려 한다. 방콕과 광저우 전용관 설립 계획은 일단 접었지만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송승환은 현재 4급 시각장애인이다. 2018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이 급속히 나빠졌다. 30㎝ 앞만 볼 수 있고, 그것을 넘어서면 안개가 가득 낀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다행히 병의 진행은 멈췄다.

눈이 나빠지면서 그는 연극이나 드라마 대사는 들어서 외우고, 텍스트를 음성으로 전환해 신문과 책을 접하고 온라인 메신저를 한다. 자막을 읽어주는 기능을 이용해 넷플릭스 영화도 즐긴다.

그는 "제가 원래 좀 긍정적이다.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보자 했다. 방법을 찾는 과정이 은근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눈이 나빠진 후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많았어요. 연기, 공연 제작 등 평생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왔더군요. 공연할 작품이 있는 지금, 행복합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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