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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하이원 하늘길, 명품 '독일 검은 숲' 같은 잠재력 있다"

송고시간2021-11-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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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호 기자
배연호기자

독일 검은 숲 세인트 피터 마을 산림관리 책임자 방문 평가

최근 녹색탄소연구소와 현장 점검…"간벌 등 산림 경영 필요"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녹색탄소연구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영월=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간벌, 솎아내기 등 체계적인 산림경영을 하면 30년 후 독일의 '검은 숲'(Schwarzwald)과 같은 세계적 명품 숲 탄생이 기대됩니다."

신유근 녹색탄소연구소 소장은 12일 "최근 독일 산림청의 마르쿠스 보너트(52) 임업사가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을 둘러보고는 '대한민국의 검은 숲'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보너트 임업사는 독일 남서부 검은 숲 지역에 있는 세인트피터 마을의 산림관리 책임자다.

검은 숲은 독일 남서부부터 길이 약 160km, 너비 20∼60km에 걸쳐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찬 거대한 숲을 말한다.

보너트 임업사는 올해 10월 26∼28일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균형발전 박람회에 참가하고서 지난달 29일 하이원 하늘길 일대의 숲을 둘러봤다.

하이원 하늘길은 정선군 고한읍 만항재에서 백운산∼화절령∼두위봉을 거쳐 함백역으로 이어진 '운탄도로'(과거 석탄 운반용 도로)를 활용해 조성한 숲길이다.

해발 1천m가 넘는 고산지대에 있고, 총길이는 40㎞다.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녹색탄소연구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25년 전에도 주민단체가 '녹색 숲 도시' 제안

보너트 임업사는 "하이원 하늘길 일대의 지형이 독일의 검은 숲과 비슷하다며 5∼10m 간격으로 간벌, 솎아베기 등을 하면 숲의 다양성과 건강도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간벌목 등 부산물은 제재, 바이오매스, 목탄 등 용도별로 선별해 활용하는 등 산림경영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이원 하늘길 숲 일대에는 임도(운탄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 소규모 추가 투자로 산림경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검은 숲은 25년 전에도 강원 폐광지역 회생 모델로 주목받은 바 있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본격 시행을 앞둔 1996년 3월 태백시 민간발전기획단이 지역개발의 성공사례 조사를 위해 독일의 검은 숲을 찾았다.

당시 민간발전기획단은 검은 숲을 방문하고 나서 '탄광의 검은 도시'에서 '숲의 녹색 생명 도시'로 변신을 태백시에 제안하기도 했다.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하이원 하늘길 일대 숲 둘러보는 독일 산림청의 보너트(52) 임업사

[녹색탄소연구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조림 강국에서 임업 강국으로 나가야 한다"

25년 전 '탄광에서 숲으로'라는 잠깐의 움직임은 올해 3월 '석탄에서 나무로'를 비전으로 폐광지역인 영월에 문을 연 녹색탄소연구소로 부활하고 있다.

녹색탄소연구소의 설립 목표는 탄광지역을 녹색 탄소 시대 선도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의 모색이다.

신 소장은 "대한민국 산림녹화의 중심에는 탄광지역이 있었고, 탄광지역에서 생산한 석탄은 오늘날의 경제 성장은 물론 울창한 숲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1960년대 본격적으로 심은 나무는 이제 나이 들어 성장 둔화라는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두면 2050년에는 숲의 탄소흡수량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간벌 중심의 대대적인 숲 가꾸기로 '조림 강국'의 대한민국을 독일의 검은 숲과 같은 '임업 강국'의 대한민국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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