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사과할지" 고개숙인 김부겸…총리실도 '뒤숭숭'
송고시간2021-11-12 16:38
방역준수 당부 진정성 빛바래…종로구청 곧 공관방문해 과태료 부과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조민정 기자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이자 방역 사령탑인 김부겸 국무총리의 방역수칙 위반에 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관에서 대학 동기 등 10명과 오찬을 가진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김 총리 자신을 포함해 11명이 식사를 해 사적모임 인원을 10명 이하로 제한하는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다.
지난 11일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김 총리는 다음날인 12일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서 "국민들께 뭐라고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곧장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방역수칙 준수를 수없이 당부해온 총리가 그 스스로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김 총리가 "예정에 없이 함께 온 친구 부인을 그냥 돌아가라고 할 수가 없어서 동석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경위를 떠나 보다 신중한 처신이 필요했다는 지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총리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확진으로 오찬 전날인 5일 긴급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상태였다.
충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굳이 공관에서 사적인 모임을 가졌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번 방역수칙 위반으로 김 총리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에 여러 차례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말하며 긴장감을 가져달라는 호소를 해 온 것도 그 진정성에 빛이 바랬다.
여기에 종로구청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만간 삼청동 공관을 직접 방문,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총리의 위신이 더욱 떨어지는 모양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을 앞장서 이끌어가야 하는 시점에 김 총리의 '당부'에 힘이 빠지게 된 셈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김 총리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국무총리실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주말에 개인 일정으로 진행된 오찬이어서 총리실은 해당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도 방역과 관련한 지시나 당부를 하게 될 텐데 어떤 영향이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바로 사과를 한 만큼 문제가 더 커지지 않고 마무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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