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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지역사회에 온기 퍼트리는 대전 '키다리아저씨'

송고시간2021-1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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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38살 노총각 정성한씨는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수줍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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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카페 운영 정성한씨, 이웃에 따뜻한 빵 나누고 기부

"선물은 줄 때가 더 행복…알차고 아름답게 살고 싶어"

따뜻한 온기 전하는 대전 키다리아저씨
따뜻한 온기 전하는 대전 키다리아저씨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정성한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꾸드뱅 베이커리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한입 먹었을 때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38살 노총각 정성한씨는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수줍게 말했다.

그는 6년 전 빵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창업하면서 동사무소에 매달 50만원 상당의 빵을 전달해오고 있다.

팔다 남은 빵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주민들에게 전달할 신선한 빵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동네 복지센터 등을 찾는 주민들은 알게 모르게 정씨와 직원들이 만든 빵을 한 번쯤 맛봤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소상공인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지난해 200만원, 올해도 450만원을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 달라며 동사무소에 기부했다.

손님에게 받은 현금은 별도로 모아서 수시로 이웃들을 돕는데 보탠다.

매달 나가는 점포 임대료 900만원에 직원 25명 인건비를 대느라 빠듯한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베이커리카페서 일하는 정성한씨
베이커리카페서 일하는 정성한씨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정성한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꾸드뱅 베이커리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사무소는 정씨의 기부금을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이나, 예산을 지출하기 어려운 분야에 요긴하게 쓰고 있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치킨을 사주고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할 때 도와준다.

한번은 대학 입학금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고3 수험생의 입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무사히 대학 등록을 마친 학생이 카페로 전화를 걸어 정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때는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결식아동 급식카드로 결제하려는 손님에겐 주변에 티가 나지 않도록 조용히 무료로 빵과 음료를 담아준다.

정씨는 "급식 카드는 하루 결제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빵을 사고 나면 아이들이 밥을 못 먹을 수 있다"며 "따뜻한 밥을 사 먹을 수 있도록 빵은 그냥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겨울엔 산타할아버지로 변신한다.

직원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어주면, 산타 옷을 입은 정씨가 동사무소에서 챙기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이웃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계획이다.

어릴 때 워낙 어렵게 지내서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정씨는 대학을 다닐 때도, 군대를 다녀와서도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렵게 1억원을 모아 10여년 전인 27살에 자신의 가게(호프집)를 차렸다.

그때 처음으로 20살을 갓 넘은 직원·손님들과 봉사모임을 만들어 동구 산내에 있는 아동복지시설로 봉사를 다녔다.

자주 만나서 같이 웃다 보니 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것을 깨닫고, 봉사와 선행을 꾸준히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베이커리카페서 일하고 있는 정성한씨
베이커리카페서 일하고 있는 정성한씨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정성한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꾸드뱅 베이커리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내년에는 친구 5명과 함께 '사고'를 한번 쳐보기로 했다.

정씨처럼 가족들 도움 없이 자수성가해서 인테리어, 타일, 목수 등 건축 관련 분야서 자리 잡은 친구들과 힘을 합쳐 '집 고쳐주기' 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동사무소에서 적합한 가정을 물색하고 있다.

집수리에 필요한 자재비 500만원은 모두 정씨의 빵집이 부담하고, 친구들과 정씨는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정씨는 "선물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좋다는 걸 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알게 됐다"며 "좋은 가방을 사는 건 순간이지만 기부를 하고 봉사를 하면 죽기 전에 내가 참 알차게, 아름답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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