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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수학기호·연산…튀는 앨범 제목에 이런 숨은 뜻이

송고시간2021-11-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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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때로는 히트곡보다 더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그것, 바로 앨범 제목이다.

매일 수많은 음반이 쏟아지면서 하나하나를 기억하기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가수는 앨범 제목을 정할 때 여전히 고민을 거듭한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앨범 제목은 보통 타이틀곡과 비슷하거나 활동 목표, 음악 세계 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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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에드 시런 등 제목에 독특한 규칙…무제로 발표하는 가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애비 로드'(Abbey Road), '스릴러'(Thriller). '네버마인드'(Nevermind)….

비틀스, 마이클 잭슨, 너바나를 생각할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때로는 히트곡보다 더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그것, 바로 앨범 제목이다.

매일 수많은 음반이 쏟아지면서 하나하나를 기억하기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가수는 앨범 제목을 정할 때 여전히 고민을 거듭한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앨범 제목은 보통 타이틀곡과 비슷하거나 활동 목표, 음악 세계 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특한 규칙이나 남다른 방식으로 가수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달 19일 새 앨범으로 전 세계 팬들을 찾는 팝스타 아델의 키워드는 '숫자'이다.

'19', '21', '25'에 이어 약 6년 만에 내놓는 네 번째 정규 앨범의 제목 역시 '30'이다.

아델
아델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델은 그간 앨범을 녹음할 당시의 나이로 제목을 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컨대 2015년 11월 발매한 전작 '25'는 그가 25살이었던 2013년 녹음을 시작한 앨범이다.

이를 근거로 팬들은 아델이 30살이던 2018년부터 앨범 준비 및 녹음이 시작됐으리란 추측을 하고 있다. 약 3년간의 준비 끝에 내놓는 이번 앨범 역시 '나이 시리즈'의 하나란 설명이다.

최근 팝 시장에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의 경우 수학 기호를 눈 여겨봐야 한다.

에드 시런은 그간 '+'(2011년), 'x'(2014년), '÷'(2017년), '='(2021년) 등 총 4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덧셈, 곱셈, 나눗셈, 등호 등 앨범 타이틀이 모두 수학 기호이다. 이번 4집 재킷에 실린 그림은 에드 시런이 직접 페인팅한 것이다.

사칙 연산 중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은 '-' 즉, 뺄셈뿐이다.

발표된 앨범 모두 큰 인기를 얻은 만큼 수학기호를 활용한 앨범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는 없다. 에드 시런 본인이 자세한 설명을 한 적도 없다.

에드 시런의 3집과 4집 커버
에드 시런의 3집과 4집 커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2015년 한 언론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앨범명에 수학 기호를 쓰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도 "다음 앨범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게 재미있어서 수학 기호를 계속 쓸까 생각 중"이라고만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수학 연산을 활용한 시리즈 앨범이 대중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2017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Wanna One)은 미니앨범과 리패키지 앨범, 스페셜 앨범, 정규 앨범까지 모두 수학 연산을 제목에 썼다.

데뷔 앨범이자 첫 미니앨범 제목은 '1×1=1(TO BE ONE)'. 언뜻 보면 수학 문제인 것 같은 이 제목은 '너(1)와 내(1)가 만나서(×) 하나(=1)가 되는 설렘의 시작'이란 뜻을 담고 있다.

워너원은 이후에도 '0+1=1', '1-1=0', '1÷χ=1'등 연산 시리즈를 통해 앨범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했다.

워너원
워너원

지난 2017년 그룹 워너원이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데뷔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때로는 기나긴 고민 끝에 아예 제목을 짓지 않음으로써 앨범의 색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음반도 있다.

가수 이소라가 2008년 발표한 7집은 말 그대로 '제목 없는 음반'으로 유명하다.

자주색 배경의 음반 표지에는 어떠한 문구도, 가수 이름도 없이 그저 작은 그림 하나뿐이다. 더욱이 앨범 전체에 수록된 모든 곡에는 제목 대신 하트, 달 등이 그려진 일러스트만 있다.

밴드 자우림 역시 2009년 10월 제목이 없는 미니앨범을 내놓은 바 있다.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란 팀명과 더불어 여러 앨범에서 작명 '센스'를 뽐낸 자우림은 처음 발매한 미니앨범에 어떠한 단어도, 문장도 붙이지 않았다.

제목이 없는 앨범이나 곡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듣는 그대로' 느낌을 살리기 위한 의도라는 게 가요계 중론이다.

이소라 7집(왼쪽)과 자우림의 EP 커버(오른쪽)
이소라 7집(왼쪽)과 자우림의 EP 커버(오른쪽)

[네이버 바이브, 자우림 홈페이지 각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개는 앨범 제목으로 짧거나 입에 착 감기는 문구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긴 문장을 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싱어송라이터 정원영이 2010년 발표한 정규 5집 앞면은 '꿈과 한패인 선잠에 눌려있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 빈 침대에는 누군가는 그리워할 내 냄새가 아직 남아있을꺼야'라는 46자의 글이 빼곡히 적혀있다.

다양한 앨범이 제목을 통해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힘'을 빼는 분위기라고 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앨범 제목 자체가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요즘에는 그런 경향이 줄었다"며 "K팝의 경우 대부분 타이틀곡과 같거나 앨범 활동을 통해 팬들에게 전하려는 테마를 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최근 아이돌 그룹은 각자 세계관과 그에 따른 이야기가 있는 만큼 큰 주제를 정해놓고 소주제를 앨범명에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티스트의 상황, 환경에 따라 제목도 각양각색"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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