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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를 압도하는 서스펜스…뮤지컬 '레베카'

송고시간2021-1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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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뮤지컬 '레베카'가 2년 만에 돌아왔다.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여섯 번째 시즌이다.

1938년 영국에서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한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1940)를 변주한 뮤지컬은 2006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했다.

1년 전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영국 최상류층 신사 막심 드 윈터는 여행지에서 순수하고 세심한 심성을 가진 미국 여성 '나'(I)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자신의 저택 맨덜리로 돌아온다.

레베카와 함께 저택에 들어와 집안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는 집사 댄버스 부인은 집안 곳곳에 레베카의 흔적을 소중히 남겨두고, 새로운 안주인 '나'를 내쫓기 위해 괴롭힌다.

원작의 화자이자 남자 주인공과 사랑을 이루는 '나'가 주인공이지만, 모든 등장인물과 배경이 되는 공간을 장악하는 건 극의 제목이자, 이미 죽은 존재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레베카'다.

그리고 레베카의 존재를 현현하는 댄버스 부인이 실질적인 주인공이 된다. 막심과 '나'의 로맨스는 댄버스 부인을 통해 더 커져만 가는 레베카의 미스터리한 존재감과 서스펜스에 압도된다.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과 옥주현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과 옥주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악역인 조연이 설득력을 갖고 무대를 장악하는 건 역시 배우의 힘이다.

1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번 시즌의 첫 공연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은 옥주현은 극이 시작하고 30분 만에 등장해 무대의 공기를 한순간에 바꾸며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극의 하이라이트인 2막의 시작, 풍랑이 휘몰아치는 바다가 보이는 저택 발코니에서 댄버스 부인과 '나'가 '레베카'와 '저 바다로 뛰어!'를 부를 때는 강렬하게 뻗어나오는 에너지와 긴장감에 숨을 죽였다.

지난 6월 '위키드' 공연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주요 넘버를 소화하지 못한 채 공연을 마치고 사과했던 옥주현은 지난달 회복 소식을 알렸고, '레베카' 티켓 오픈과 함께 전석을 매진시켰다.

시즌 때마다 여러 배우들이 댄버스 부인 역에 합류했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초연 때처럼 신영숙과 옥주현 둘이 나눠 맡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극의 중요한 서사를 전하는 일부 배우의 대사와 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은 내년 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7만∼15만원.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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