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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 만에 사육곰 또 탈출한 농장…울타리·CCTV 없이 부실 관리

송고시간2021-11-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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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2일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한 경기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은 4개월 전에 탈출사고를 겪고도 대책 마련 없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육 우리를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어 몇 마리나, 어떤 식으로 탈출했는지 파악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지난달 농장주가 구속된 뒤에는 위탁관리 단체가 하루 두 차례 사료를 주러 오는 것 외에는 사실상 곰들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용인시 처인구 A 곰 사육농장에는 사유지 임을 알리는 현수막 뒤로 200여m 떨어진 곳에 녹슨 철제 우리 4개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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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구조 허술, 탈출사고만 6차례…농장주 구속돼 외부서 위탁관리중

(용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2일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한 경기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은 4개월 전에 탈출사고를 겪고도 대책 마련 없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육 우리를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어 몇 마리나, 어떤 식으로 탈출했는지 파악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지난달 농장주가 구속된 뒤에는 위탁관리 단체가 하루 두 차례 사료를 주러 오는 것 외에는 사실상 곰들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달가슴곰 탈출한 농장
반달가슴곰 탈출한 농장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2일 경기도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해 3마리는 잡혔으나 나머지 2마리는 발견되지 않아 지자체 당국과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이 추적하고 있다.
사진은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농장 모습. 2021.11.22 xanadu@yna.co.kr

이날 오후 2시께 용인시 처인구 A 곰 사육농장에는 사유지 임을 알리는 현수막 뒤로 200여m 떨어진 곳에 녹슨 철제 우리 4개가 보였다.

우리 안에 갇힌 곰 13마리는 울음소리 하나 없이 바닥에 축 늘어진 채 움직임이 없었고, 우리 속에는 곰들의 배설물들이 비위생적으로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는 이날 오전 사육 중인 곰 16마리 중 5마리가 탈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지난 7월 곰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된 이후 4개월 만이다.

탈출한 곰들은 인근 초등학교 부근을 서성대다가 마을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강유역환경청 직원 등은 현장에서 곰 2마리를 유인해 생포했고, 1마리에게는 마취총을 쏴 포획했다.

그러나 나머지 2마리의 행방은 오리무중으로, 오후 현재 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이 진행 중이다.

달아난 곰들은 생후 3∼5년가량에 몸무게 70∼80㎏ 정도의 새끼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농장의 탈출 사고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06년 2마리를 시작으로 2012년 4월과 7월 두 차례 3마리, 2013년 8월 1마리, 올해 7월 1마리 등 이날까지 모두 6차례에 12마리가 탈출했다.

지난 5차례 탈출한 곰들은 모두 포획되거나 사살됐다.

2012년 4월에는 탈출한 2년생 반달곰(40㎏)이 한 등산객의 다리를 물어 상처를 입힌 적도 있다.

용인 곰 사육농장서 반달가슴곰 탈출
용인 곰 사육농장서 반달가슴곰 탈출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2일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경기도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농장에서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해 3마리는 잡혔으나 나머지 2마리는 발견되지 않아 지자체 당국과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이 추적하고 있다. 2021.11.22 xanadu@yna.co.kr

그런데도 사육장은 곰들을 가두고 있는 시설이라기엔 너무 열악했다.

산을 깎아 만든 공터 위에 녹슨 철제 우리들이 놓여 있는데 산 뒤쪽으로는 울타리 등 곰의 탈출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 전무했다.

그나마 마을 쪽 출입구에는 어른 가슴 높이 정도의 울타리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길 가장자리까지만 이어졌을 뿐 사실상 뚫려 있어 방호벽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뿐 아니라 CCTV 역시 부지 입구 쪽에만 설치돼 있고 우리를 직접 비추는 것은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정확히 몇 마리가 언제 탈출했는지 파악할 길이 없어 한강유역청도 곰의 수를 센 뒤 등록된 숫자와 비교하는 것으로 탈출한 곰 수를 확인하는 실정이다.

현장을 찾은 동물단체 스나이퍼 소속 박성수 활동가는 "시설이 너무 열악해 곰들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 문을 부수고 나올 수 있을 정도"라며 "그나마 곰들이 장기간 사육으로 사람을 무서워하고 무기력해져 탈출 사고가 이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지난달 사육농장주 B씨가 자신의 불법 도축 사실을 숨기고자 탈출한 곰 수를 늘려서 신고한 것이 드러나 경찰에 구속되면서 곰들에 대한 관리는 더욱 부실해졌다.

현재는 야생생물관리협회 용인지부가 한강유역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곰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주인이 상주하는 방식에서 하루 두 차례 먹이를 주러 방문하는 것으로 바뀌다 보니 관리에 빈틈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강유역청 관계자는 "농장주 구속에 따라 협회 측에 위탁해서 매일 관리하게끔 하고 있었다"며 "현재 곰들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본부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나 우선은 나머지 곰들을 빨리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달가슴곰 탈출한 농장
반달가슴곰 탈출한 농장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2일 경기도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해 3마리는 잡혔으나 나머지 2마리는 발견되지 않아 지자체 당국과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이 추적하고 있다. 사진은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농장 모습. 2021.11.22 xanadu@yna.co.kr

B씨는 용인 외에 여주 점동면의 사육농장에서도 곰 82마리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 역시 한강유역청이 담당하고 있다.

용인시는 이날 "곰이 탈출했으니 안전에 주의하고 곰 목격자는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경찰은 관계자 조사 및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곰이 탈출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진 위탁관리를 맡은 협회 측 외에 외부인이 사육농장에 들어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top@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HeEAiYzk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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