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에 '위대한'까지…북, 김정은 호칭 높이며 체제 공고 과시
송고시간2021-11-22 16:50
선대와 동급에 올라서며 집권 10년 자신감…우상화 확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수령'에 이어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사용하며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위상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동안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허용됐던 칭호를 부여한 것으로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평양에서 개막한 제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 폐막식을 보도하면서 대회 참가자들이 "위대한 김정은동지 따라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는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대회에서는 "위대한 김정은시대를 3대혁명의 최전성기,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발전기로 빛내이자", "위대한 김정은동지의 두리에 천만이 굳게 뭉쳐 3대혁명의 새로운 고조기,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발전기를 힘차게 열어나가자"는 내용을 담은 호소문도 채택했다.
그간 북한은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김일성 주석(위대한 수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위대한 영도자, 위대한 장군님)에 한정했다.
사회주의헌법에도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주체조선의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라고 적혀있다.
반면 김정은은 주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로 표현됐다.
그러다 올해 들어 관영매체가 김일성·김정일에 한정했던 '수령' 호칭을 김정은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등 호칭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 사상체계 구축에 나선 것과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달 집권 10년을 맞아 정치적 위상을 선대와 동급으로 격상하며 체제 안정성을 과시한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수령'이나 '위대한'을 불규칙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식 당 회의 등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호칭 변화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동일선상에 있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강조하면서 김정은 우상화가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집권 10년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며 "김정은 개인에 대한 숭배를 통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혁명 가계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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