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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르포] 유럽행 비행편 '전멸'한 요하네스버그 공항

송고시간2021-11-2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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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코로나19 바이러스 새 변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알려진 지 사흘만인 2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은 평소 왕래가 잦던 유럽행 항공편이 '전멸'했다.

붐비던 국제선 카운터는 한산하기만 했고 졸지에 귀국 항공편이 사라져 '공항 난민'이 된 유럽인 승객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운항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관문 격인 이 공항의 출국 안내판에서 유럽 국가들의 이름은 사라졌고 아시아, 미주로 가는 비행편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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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미주행도 찾기 어려워…오도가도 못한 일부 승객 '공항난민' 신세

아프리카 역내행과 국내선은 붐벼 '대조'

유럽행 직항 비행편 하나 없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
유럽행 직항 비행편 하나 없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8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의 A터미널 국제선 출국장 안내판에서 평소 같으면 여럿 찾아볼 수 있는 유럽 직항편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유럽은 남아공에서 출발하면 경유지를 거쳐 오는 것도 입국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11.29 sungjin@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코로나19 바이러스 새 변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알려진 지 사흘만인 2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은 평소 왕래가 잦던 유럽행 항공편이 '전멸'했다.

붐비던 국제선 카운터는 한산하기만 했고 졸지에 귀국 항공편이 사라져 '공항 난민'이 된 유럽인 승객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운항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관문 격인 이 공항의 출국 안내판에서 유럽 국가들의 이름은 사라졌고 아시아, 미주로 가는 비행편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시아로 가는 주요 기착지인 두바이행은 취소됐다고 떴다.

도하로 가는 카타르 항공편이 하나 안내판에 남아 있었으나, 항공사 직원들은 들어오는 비행기가 승객을 싣지 않고 그대로 빈 채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싱가포르행 비행편도 간신히 하나 A 터미널 안내판에서 발견했으나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았다. 현장에서 공항 관련 생방송 중계를 하던 남아공 eNCA 방송기자 린도 술루도 역내 비행편만 살아 있고 유럽과 아시아로 가는 것은 없다고 했다.

유럽행 직항 비행기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상황에서 동유럽 우크라이나의 선원 아르투르(31)는 그야말로 공항에 발이 묶여 있었다.

유럽행 항공편 끊겨 '국제 미아' 된 우크라이나 선원
유럽행 항공편 끊겨 '국제 미아' 된 우크라이나 선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우크라이나 선원 아르투르(31)가 28일(현지시각)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귀국행 비행편이 끊겨 호텔에서 자고 예정보다 하루 넘게 비행편을 기다리고 있다. 2021.11.29 sungjin@yna.co.kr

남아공 남부 항구 포트엘리자베스(그케베라)에서 내륙 OR탐보 공항까지 왔다는 그는 "어제 호텔서 묵었다"면서 "오늘도 공항에 나와 있는데 오늘 오전 9시면 벌써 고국에 도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와 얘기를 나눈 시간은 이날 이미 오전 11시가 넘은 상태였다.

남아공과 직항편이 없는 우크라이나로 가기 위해 갈아타야 하는 유럽이나 이스탄불 비행편이 다 차단되면서 하릴없이 회사 에이전시의 연락만을 기다리는 국제 미아가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역내 국가인 동아프리카 케냐로 가는 비행편은 승객들이 50, 60m 정도 계속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줄을 서던 백인 부부는 자신들을 여행객이라면서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해봐야 알겠지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미크론 새 변이에 두렵지 않냐고 하자 자신들은 백신을 맞았고 두렵지 않다고만 간단히 답했다.

한산한 유럽행 등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
한산한 유럽행 등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8일(현지시각)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가장 붐볐을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의 A터미널 유럽행 등 국제선 카운터가 을씨년스럽다. 2021.11.29 sungjin@yna.co.kr

공항 의자에 앉아 있던 캐나다 거주 교포 부부는 남편 유씨가 80대, 아내가 70대라고 했다.

이들은 캐나다에서 지난 20일 출발해 미국 뉴욕을 거쳐 항공편으로 14시간 거리인 남아공으로 왔다.

이들 부부는 "2년 전 아프리카를 오려고 했는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못 오고 이제야 오게 됐다"면서 "여행사에서 환불도 안 해줬지만 결국 오게 돼 야생동물이 많은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도 둘러봤다"고 말했다.

이들은 늘그막에도 부부끼리 아프리카 여행을 하는 중으로,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짐바브웨의 빅폴(빅토리아 폭포)로 가기 위해 기다리던 참이었다.

빅폴을 본 후 12월 7일 다시 남아공 남단 휴양지 케이프타운에서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12월 7일 캐나다 몬트리올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것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새 변이 오미크론은 인접국 보츠와나에서 가장 먼저 검출되고 남아공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기장과 부기장인 듯한 승무원들은 그러나 보츠와나 마운으로 가는 비행기를 몰기 위해 서두르면서 양국 간 운항에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남아공 주재 교민들이 한국으로 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카타르 항공사의 직원들은 오는 12월 16일까지 남아공에서 출발하는 자사 비행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인도양의 휴양지이자 섬나라인 모리셔스로 가는 모리셔스 항공사 비행편도 이날 끊겨 여직원 세 명이 체크인 카운터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해당 카운터에 손님 한 명 없었고 인근 항공사 사무실도 셔터를 내린 상태였다.

입국장도 간간이 게이트가 열리면서 사람들이 들어오긴 했으나 썰렁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A 터미널 구내 일부 음식점은 폐장했고 맞은편 한 곳은 리모델링 중이었다.

카타르 항공사 직원은 내년 2월까지는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때쯤이면 정상화될 수 있지 않겠냐고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그의 희망대로 OR탐보 국제공항은 아프리카의 관문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의문을 풀어줄 열쇠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 주 안에'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한 미지의 변이 바이러스가 쥐고 있다.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남아공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남아공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8일(현지시각)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 B터미널의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2021.11.29 sungjin@yna.co.kr

sungjin@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lNt-kc_NU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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