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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은 어떻게 복원됐나…영상·도면·유물로 돌아본 30년(종합)

송고시간2021-11-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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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인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소실돼 폐허로 변했다.

한국은 경복궁을 되살릴 여력이 없었고, 수십 년간 제대로 된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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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고궁연화'…사계절 테마로 공간 구성

자료 130여 건 공개…발굴·복원 참여한 사람들 이야기 조명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고궁연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1.11.30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수수한 봄바람에/ 옛 궁전 찾아드니/ 광화문 간곳없고/ 돌집하나 높아있네/ 낫설은 길손하나만/ 눈물싯고 가더라"

1927년 간행된 잡지 '동광'에 실린 '고궁단영'(古宮短詠)이라는 작품이다. 자신을 '시목'(詩牧)이라고 밝힌 작자는 주인 잃은 경복궁 풍경을 애잔한 정서로 읊었다.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인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소실돼 폐허로 변했다. 흥선대원군이 1860년대에 중건을 추진했으나, 1910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면서 또다시 크게 훼손됐다.

광복 이후 경복궁은 일제가 멋대로 지은 건물과 절터 등에서 옮겨온 석탑으로 인해 만신창이 같은 상태였다. 고종이 재건했을 당시 500여 동이던 건물은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등 36동만 남았다. 한국은 경복궁을 되살릴 여력이 없었고, 수십 년간 제대로 된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1991년이 돼서야 '민족사 긍지 회복'을 외치며 경복궁 복원을 시작했다. 근정전 뒤쪽에 왕과 왕비 침전(寢殿·침방이 있는 집)인 강녕전과 교태전을 짓고, 광화문을 제 위치에 복원했다. 최근 보수를 마친 향원정 북쪽에는 고종과 명성황후 거처였던 건청궁을 재건했다. 경복궁 복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경복궁 발굴·복원 과정 담긴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경복궁 발굴·복원 과정 담긴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고궁연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경복궁 발굴과 복원 30주년을 맞아 출토 유물과 설계도면 등 자료 130여 건으로 그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특별전 '고궁연화'를 내달 1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제목 중 '연화'는 '빛나는 해'(年華)와 '봄의 경치'(煙花)를 뜻한다. 어느 쪽이든 수난을 겪은 경복궁이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발굴과 복원 작업을 거쳐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30일 언론 공개회에서 "자료에 대해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지 않고, 관람객이 복원 과정의 맥락을 이해하도록 전시를 꾸몄다"며 "경복궁이 복원되는 과정과 이를 위해 노고를 보탠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경복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른다. 경복궁이 감내한 굴곡진 근현대사를 짚고, 2045년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새롭게 태어날 조선의 으뜸 궁궐을 상상해 보여준다.

전시 공간은 사계절을 테마로 구성했다. 훼손된 경복궁이 차차 복원되는 과정을 겨울, 가을, 여름, 봄이라는 사계절에 빗대어 소개했다. 도입부를 제외한 1∼4부의 부제인 '바람이 문에를 처도', '진흙속에 묻혀눕은', '오백년 거륵한 공', '봄어름 처음녹고'는 모두 고궁단영에서 따 왔다.

경복궁 발굴·복원 과정 담긴 사진 기록
경복궁 발굴·복원 과정 담긴 사진 기록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고궁연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경복궁 발굴·복원 과정이 담긴 슬라이드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어두운 도입부는 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부분인 적심(積心)이 주제다. 작가 박진우가 흙과 돌을 활용해 적심을 표현한 다양한 미술 작품이 정연하게 배치됐다.

전시장에 입장하면 스크린을 통해 일본식 정원의 겨울 풍경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허물어진 흥복전 자리에 있던 정원을 나타낸 것이다. 흥복전은 2019년에야 단청을 제외한 복원 공사가 종료됐다.

주변에는 조지훈이 망국의 비애를 노래한 시 '봉황수'를 비롯해 여러 문학 작품과 일제가 경복궁을 훼손하면서 남긴 자료가 전시됐다.

경복궁 발굴조사 성과는 결실의 계절인 가을과 연결해 조명한다. 경복궁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 기와, 철제 생활용구는 물론 발굴 일기, 조사 과정에서 찍은 슬라이드 필름, 유물 조사 카드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어 여름에 해당하는 공간에는 높이 4m, 폭 15m인 대형 미디어월 두 개가 있다. 한쪽에서는 라인 그래픽(줄선으로 형상을 그리는 것) 기법의 복원 도면을 살피고,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경복궁 침전 권역의 여름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면은 옛 지도와 문헌, 실측 도면 등을 종합해 만들었다.

전시 마지막 공간의 삼면 스크린에는 경복궁에 눈이 쌓인 풍광부터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까지 계절별 영상이 흐른다. 봄은 20여 년 뒤 경복궁 복원이 종료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스크린 맞은편에는 장인들이 복원 공사에 사용한 공구, 근정전·향원정을 보수할 때 교체된 부재가 공개됐다.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고궁연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전시와 관련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가상현실 콘텐츠도 선보인다. 내년 초에는 경복궁의 사계를 담은 사진집을 발간한다.

이 전시는 서울 도심 세 박물관이 함께 기획한 '광화문 600년: 세 가지 이야기' 중 하나다. 나머지 두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지난 16일 개막한 특별전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내달 시작할 전시 '공간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광화문'이다.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개막 앞둔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고궁연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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