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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당무거부' 이준석 찾아갈까 말까…윤석열의 딜레마

송고시간2021-12-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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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히기도 마이웨이 강행하기도…尹측 "절대 안 간다"

발언하는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발언하는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2021.11.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간단치 않은 '딜레마'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연 잠적으로 '무력 시위' 중인 이준석 대표에 굽히고 들어가자니 후보로서 권위를 상실하며 주도권 다툼에서 밀릴 수 있고, 그와 정면으로 맞서자니 유연한 위기 관리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사실상 '사과와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선대위를 이대로 끌고 가면 대선에서 진다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에게 충격 요법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윤 후보가 직접 찾아와 사과하고 '패싱' 재발 방지에 대해 확답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재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전날에도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가운데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미팅을 하고 당직자 보고를 받는 등 물밑 활동은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과 부산으로 내려가서는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챙겼다고 한다.

한때 당 대표 사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이 대표 조기 복귀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이 대표의 이번 잠적을 놓고 조선 시대 왕들의 '선위 파동'을 연상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당내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윤 후보가 '백기 투항'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무리해서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생각도 정리하고 해서 당무 복귀하게 되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 참모들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벼랑 끝 전술'을 펴더라도 지나친 저자세는 취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조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표처럼 김 전 위원장의 종로구 구기동 자택까지 찾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 대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기류가 감지된다.

한 측근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있는 곳으로) 절대 안 갈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여기저기 잔불 끄려고 후보가 직접 왔다 갔다 하면 후보만 죽는다"고 우려했다.

그 존재감과 별개로 신분상 '일개 당원'일 뿐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달리 이 대표가 불과 6개월 전 돌풍을 일으키며 사령탑에 오른 선출직 당 대표라는 점은 윤 후보에게 부담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대변하는 2030 지지층의 이탈을 자극할 공산도 있다.

당장 윤 후보가 오는 2일 이 대표 없이 최고위를 주재할 경우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당헌상 대선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지만,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를 공석으로 둔 채 선대위 인선 작업을 강행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태를 방치하면 정치력을 의심받고, 주도권을 내주면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윤 후보의 '딜레마'를 축약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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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E1bPE7FF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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