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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학생시위 도운 호주인들 독립유공자된다

송고시간2021-12-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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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여고 설립자 멘지스 등 3명에 포상 예정…3일 감사 행사

벨레 멘지스(왼쪽)
벨레 멘지스(왼쪽)

[국가보훈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일제 시기 학생들의 독립 만세운동을 도운 호주인 여성 세 명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다.

국가보훈처는 2일 부산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의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와 교장 마거릿 데이비스, 교사 데이지 호킹 등 호주인 3명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해 포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당시 3·11 만세시위운동에 참가한 일신여학교 학생들을 도왔다. 독립만세운동에 사용할 태극기 깃대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학생들을 인솔해 독립만세를 외치는가 하면, 시위 후 일제의 눈을 피해 태극기를 폐기하는 등 학생 보호 활동을 하다가 체포됐다.

마거릿 데이비스
마거릿 데이비스

[국가보훈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 동래여고의 전신인 부산 일신여학교는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가 1895년 설립했다. 1940년 3월 이사회인 호주 장로회가 신사참배에 반대하자 일제는 이 학교를 폐교시켰다.

일신여학교가 주도한 '3·11 만세시위'는 부산·경남지역 3·1운동의 효시가 됐고, 시위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 등 12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돼 있다.

보훈처는 "당시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은 일제시기 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모태가 됐다"면서 내년 3·1절을 계기로 이들에게 독립유공자 포상을 하기로 했다.

호주인 최초의 한국 독립유공자들이다. 지금까지 외국인으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72명의 국적은 중국이 34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 21명, 영국 6명 등이다.

보훈처는 3일 동래여고에서 황기철 보훈처장과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주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호주는 동래여고와 또 다른 인연도 있다.

호주의 6·25 참전을 결정한 로버트 멘지스 당시 총리가 이 학교 설립자 벨레 멘지스의 조카라고 한다.

3일 행사에 호주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레이퍼 대사의 외할아버지도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데이지 호킹
데이지 호킹

[국가보훈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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